삼성전자가 세계 태블릿 시장에서 '갤럭시 탭'으로 애플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태블릿 시장을 주도하는 듯했던 애플의 출하량 증가는 주춤한 반면 삼성 제품은 20% 가까이 늘었다. 삼성전자가 빠르게 내놓은 인공지능(AI) 서비스 '갤럭시 AI' 덕이다. 이에 힘입어 10월 출시된 새 갤럭시탭 모델로 4분기에도 유의미한 판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5일 시장조사업체 인터내셔널 데이터 코퍼레이션(IDC)에 따르면 3분기 삼성전자의 전세계 태블릿 출하량은 710만대로 전년 동기보다 18.3% 증가했다. 점유율은 2위를 차지했다. 반면 '아이패드' 모델을 만드는 애플은 1260만대로 점유율 1위 자리를 지켰다. 다만, 증가폭은 1.4%에 그쳤다. 세계 태블릿 출하량이 3690만대로 20.4%의 증가율을 보인 것에 비하면 성장세가 주춤한 것이다.
이러한 추세는 삼성이 'AI 태블릿' 입지를 선제적으로 확보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그림 속 객체를 알아서 식별하는 '서클 투 서치'와 자동 통번역 기능 등을 포함한 갤럭시 AI 기능을 올 1월 선보였다. 현재 한국어와 영어 등 20개 언어로 제공 중이다. 태블릿 제품군의 경우 2022년 출시된 갤럭시탭 S8 모델부터 적용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보다 AI 스마트폰을 먼저 내놓으며 AI 시대에 발빠르게 대응했다. 반면 애플은 AI 인텔리전스 기능을 6월에 공개했지만 적용은 지난달 말부터 시작됐다. 그마저도 아직 일부 기능만 제공하고 있다. 애플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추가 업데이트를 통해 AI 기능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이에 더해 삼성은 애플보다 빠른 2014년부터 태블릿 제품군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탭S8 시리즈부터는 12.4인치와 14.6인치 모델에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를 적용했다. 애플은 올해 5월 아이패드 최초로 OLED 화면을 탑재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10월 출시한 갤럭시탭 S10이 좋은 성적을 내며 4분기 판매량을 견인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갤럭시탭S10는 12.4인치와 14.6인치 모델만 내놓으며 화면 대형화에 승부를 걸었다. 갤럭시 AI를 비롯해 스마트싱스 ‘3D 맵 뷰’ 등의 AI 기능을 대형 화면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웠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