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인사 시즌을 앞두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한 인사를 놓고 기업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내년 어려운 시장 상황이 예고된 만큼 큰 폭의 쇄신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부터 일찌감치 인사 평가에 돌입한 주요 대기업들이 늦어도 이달 중에는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기업별로 인사 발표가 지난해와 비교해 1~2주가량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년에도 글로벌 경영 환경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신속한 대응 및 분위기 전환을 위해 가능한 한 빠르게 인사 작업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미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회사도 있고, 변화 정도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다만, 전체적인 기류를 보면 쇄신을 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둘러싼 긴장감이 가장 크다. 삼성전자의 경우 주력인 반도체 사업이 부진한 가운데 전방위적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사업부장을 대거 교체할 것이라는 등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실적이 부진한 경영진의 교체가 유력해서다. 승진 규모도 예년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SK그룹 경영진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대대적인 인적 쇄신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올해 초부터 대대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SK그룹은 예년대로 12월 초에 인사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올해 호실적을 낸 현대차그룹은 다른 그룹과 달리 상대적으로 쇄신보다는 성과 보상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252명을 승진시킨 바 있다.
LG그룹은 통상 한 달간 진행되는 계열사별 사업 보고회 이후 조직 개편과 인사 작업에 돌입한다. 지난해 인사에 이어 올해도 성과주의와 미래 준비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2023년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차례로 '용퇴'한 가운데 현재 2인 체제인 부회장단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