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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주 조정과 대선 불확실성, 시장의 새로운 변곡점 되나

AI 투자 우려 완화되며 신중한 낙관론 대두, "차별화 장세" 전개

박정한 기자

기사입력 : 2024-11-04 06:53

기술주 등락은 단기 조정인가? 장기 전망은 밝아.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기술주 등락은 단기 조정인가? 장기 전망은 밝아. 사진=로이터

미국 금융시장이 기술주 고평가 우려와 정책 변수가 겹치며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시장조사기관들의 분석에 따르면, 나스닥 지수가 연초 대비 24% 상승한 상황에서 AI 투자 부담과 대선 불확실성이라는 두 가지 위험 요인이 부각되며 시장은 새로운 균형점을 모색하고 있다고 배런스가 최근 보도했다.

최근 월가에서는 "더 이상 맹목적인 낙관론은 통하지 않는다"는 신중론이 확산되고 있다. 주요 투자은행들은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의 대규모 AI 투자 계획 발표가 시장 분위기를 확연히 바꿔놓았다고 분석한다. 나스닥 지수는 2.8% 급락하며 10월 상승분을 반납했고, S&P 500도 5개월 연속 상승세를 마감했다.

그러나 아마존의 실적 발표는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시각을 크게 바꿔놓았다.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광고, 클라우드 사업 전반의 견조한 성장세와 함께 4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1~13% 증가할 것이라는 강력한 연말 전망을 제시했다. 이는 대규모 AI 투자가 반드시 수익성 저해 요인이 아닌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처럼 실적 발표를 통해 기업들의 차별화는 더 뚜렷해지고 있다. 아마존이 6.2% 상승했지만, 애플은 중국 아이폰 매출 2.5% 감소 영향으로 1.2% 하락했다. 인텔은 110억 달러 규모의 비용 절감 효과로 7.8% 상승했으나, 다우존스 지수에서 엔비디아로 교체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시간외 거래에서 2% 하락하는 등 기업별 희비가 엇갈렸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대선이 기술 섹터에 미칠 영향을 세밀하게 분석했다. 법인세율이 민주당 정책에 따라 28%까지 오를 수 있지만, 공화당은 15%까지 인하할 수 있어 기업별로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시장조사기관 팩트셋은 기술 섹터의 장기 성장성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향후 2년간 연평균 18%의 이익 성장이 예상되며, 이는 현재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상쇄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금주에 있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통화정책회의도 주목된다. 시장은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기정 사실화하는 가운데, PCE 물가지수가 9월 3.4%에서 3.0%로 하락하며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 신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시간당 평균 임금이 4.3% 상승하는 등 고용시장의 견조함이 향후 금리정책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10월 취업자 수는 허리케인과 보잉 파업의 영향으로 12,000명 증가에 그쳤으나, 실업률은 4.1%로 안정적 수준을 유지했다.

투자자문사들은 현 국면에서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시장의 불안 심리를 보여주는 VIX 지수는 10월 초 15에서 최근 21로 급등했는데, 이는 통상적인 안정기의 수준인 20 이하를 웃도는 것으로 대선을 앞둔 정책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향후 시장은 세 가지 핵심 변수에 주목해야 한다. AI 투자의 실질적 수익화 속도, 대선 이후의 정책 방향성,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시점이다. 특히 다음 주에는 S&P 500 기업 중 100개사의 실적 발표가 예정되어 있어, 이는 대선과 함께 시장의 향방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월가에서는 "지금은 성급한 판단보다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을 면밀히 살펴볼 때"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블랙록은 최근 투자전략 보고서를 통해 "불확실성 속에서도 기회는 있다"며, "현금 유동성을 20% 이상 확보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과 같은 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대형 우량주의 저가 매수 기회를 노려야 한다"고 제시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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