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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 플랫폼 'VR 챗', VR 게임을 넘어 '크리에이터' 등용문으로

VR기기 대중화되지 않아 인지도에 비해 크게 부족한 이용자 수
'개인 방송 콘텐츠'로 전도유망...VR챗 전문 유튜버 크게 성장하기도

이원용 기자

기사입력 : 2021-07-07 04:30

VR 챗 플레이 화면. 사진=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VR 챗 플레이 화면. 사진=트위터
'메타버스'를 대표하는 게임은 누가 뭐라해도 '로블록스'다. 일 평균 이용자 수 500만 명, 시가총액 약 500억 달러 등 로블록스는 메타버스를 넘어 게임 산업 전체에서 '킬러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로블록스의 주 이용자층은 초등학생 이하의 어린아이들이다. 그렇다면 성인들은 어떤 메타버스 콘텐츠를 즐길까.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VR챗'에 주목했다. 포브스는 "최근VR챗이 8000만 달러 대 시리즈D 투자를 유치했다"며 "가장 유명한 XR(확장현실) 메타버스 중 하나인 VR챗은 이번 투자를 기반으로 성장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VR 산업 전문지 '로드 투 VR(Road to VR)' 역시 "지난해 '차세대 로블록스'를 표방하는 '렉 룸(Rec Room)'이 1억 달러 대 시리즈D 투자를 받은 후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를 넘긴 스타트업)으로 거듭났다"며 "VR챗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유니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VR챗'은 동명의 회사가 2017년 2월 스팀에서 무료로 발매한 VR 멀티 플랫폼이다. 이용자는 유니티 엔진을 통해 자신만의 아바타는 물론 새로운 월드를 만들어 다른 이용자들과 공유할 수 있다.

그러나 스팀 통계에 따르면 VR챗의 일 평균 이용자는 1만 5000명으로, 로블록스는 물론 일일 4만 5000명이 이용하는 '렉 룸'과 비교해도 크게 부족한 수준이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VR기기 자체가 대중화되지 않은 것이 원인"이라며 "이 때문에 VR챗은 로블록스와 같은 시장, 화폐 시스템도 아직 도입되지 않아 사실상 '얼리 억세스' 판이나 다름 없다"고 설명했다.
VR에 대한 게임 이용자들의 시선도 회의적이다. 한국 콘텐츠 진흥원이 발표한 '2020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평소 게임을 자주 이용하는 이들의 VR 게임 이용률은 8.9%에서 7.8%로 1.2%p 감소했다. 코로나 시대가 왔음에도 정작 VR 게임에 대한 관심도는 줄어든 것이다.

이렇게 이용자도 부족하고, 게임으로서 관심도 크게 받지 못하는 VR챗을 왜 포브스가 주목했을까. 포브스는 "VR챗의 아바타, 월드 제작 기능은 로블록스나 마인크래프트 등 기존 유명 메타버스 콘텐츠와 비슷한 형태를 띈다"며 "보이는 이용자 수에 비해 잠재적인 시청자 수가 많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포브스의 분석대로 VR챗은 출시 후 스트리머, 크리에이터들에게 방송용 콘텐츠로 각광받았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아바타의 행동과 대화를 중심으로 콘텐츠가 이뤄지기 때문에 일반 예능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재미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VR챗으로 크게 성공한 대표적인 인물은 '우왁굳'이다. 2009년 아프리카TV에서 전성기를 맞이했던 그는 2018년 VR기기를 구매해 VR챗 방송을 시작한 후 10만 대에 머무르던 유튜브 영상 조회수가 적게는 30만, 많게는 100만 이상 찍히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왁굳의 팬으로서 'VR챗 전문 유튜버'로 크게 성공을 거둔 이들도 있다. 한국 버추얼 유튜버 구독자 수 톱 2인 맥큐뭅(109만 명), 대월향(73만 명)은 모두 우왁굳 애청자 출신이며 우왁굳 시청자 참여 방송을 통해 유튜버로 데뷔한 후 구독자 27만 명을 끌어모은 '피아노캣'도 있다.

그 외 많은 이들이 VR챗 전문 유튜버로서 성공을 거뒀다. 유튜버 'OutfoxedGaming'은 2년 전부터 VR챗에서 여자친구와 함께 노는 영상을 올려 112만 명의 구독자를 끌어모았으며 VR챗 전문 유튜버 'Lolathon'은 86만, 'NoLogicDavid'는 44만 명이 구독하고 있다.

개인방송 업계 관계자는 "VR챗은 VR 기기 없이 데스크탑만 있어도 제한적으로나마 사용 가능해 진입 장벽이 가장 낮고 유튜브 콘텐츠로 단단히 자리잡기도 했다"며 "성인을 위한 VR 콘텐츠로는 업계 원 톱의 자리에 있으며 엄청난 경쟁자가 나오지 않는 한 이 자리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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