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의 올해 관심사는 주가와 채권, 원화 가치가 동반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의 지속 여부다. 정치 불안으로 인한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 이탈로 환율은 달러당 1500원 고지를 향해 치닫는 중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초강경 관세정책은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경제에 치명상을 날릴 수 있다. 이런 와중에서도 정치권은 당리당략 싸움만 벌이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주요국 증시 대비 매우 부진했다. 블룸버그 지수를 보면 코스피는 주요국 93개 지수중 88위 수준이다. 코스닥은 92위다. 하위권에서 맴돌던 한국증시가 비상계엄 사태 등으로 꼴찌권까지 추락한 것이다.
증시 합산 시가총액도 작년 말 2562조 원보다 10% 이상 줄어든 상태다. 고점이던 7월 10일 2763조 원에 비하면 17%나 급감한 수치다. 탄핵정국으로 증발한 시총만 90조 원이다.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은 게 환율이다. 12월 들어 1400원 대로 올라간 환율은 19일 이후 1450원을 웃돌고 있다. 강 달러 기조에다 국회에서 대통령과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후 나타난 현상들이다.
대행에 대행체제가 불러온 정치 불확실성을 반영한 결과다. 환율이 꺾여야 증시 회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빠르게 악화하는 국내 경기를 보면 단기간 내 안정을 기대하기 힘들다. 대외적으로 수출과 대외신인도마저 하락세다.
환율 급등은 기업의 채산성 악화를 의미한다. 수입물가를 끌어올리고 외국인의 투자심리도 위축시킬 수 있다.
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하면서 외화보유액도 줄고 있다. 우리나라 외환보유고는 2021년 4600억 달러를 넘기며 역대 최고를 기록한 후 3년간 하락 중이다.
올해 줄어든 액수만 47억6000만 달러다. 11월 말 기준 외화보유액은 4153억9000만 달러다.
자본계정을 100% 개방한 만큼 맞춤형 관리가 필요한 상태다. 외환위기에도 대비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