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가장 우려하는 리스크는 정치 불확실성이다. 대통령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등 예측 불가능한 사태로 정부의 내년 경제정책 방향이나 기업 대응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항공기 참사까지 겹치면서 연말 연초 소비심리는 꽁꽁 얼어붙은 상태다. 소비와 투자 침체는 내년 초 내수경기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여기에 국내정치 혼란과 미국 트럼프 2기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도 경기의 하방 리스크를 더하는 요인이다.
경제부총리가 국무총리와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맡는 것은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다. 국제사회에서조차 선을 넘은 여야 간 정쟁을 우려할 정도다.
당장 한국의 신인도 하락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대통령 권한 대행마저 탄핵한 이후 원 달러 환율은 15년 9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상태다.
달러지수는 오히려 하락 세인데도 유독 원 달러 환율만 고공 행진하는 모양새다. 이런 추세라면 달러당 1500원 선 붕괴도 시간문제다.
기업이 감내할 수 있는 적정 환율은 달러당 1400원 아래다. 달러당 환율이 1390원 선을 넘으면 공장을 돌릴수록 오히려 손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환율을 안정시키지 못하면 내년 국내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각오해야 한다. 한국은행은 국내 경기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 초 금리 인하를 예고했다. 금리를 내리면 미국과의 금리 차가 더 벌어지고 이게 환율을 끌어올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고환율 고금리에 1월 채권 시장 투자심리도 악화일로다. 금융투자협회의에서 관련 종사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1월 채권시장지표(BMSI)를 보면 103.1로 지난달 111.5에 비해 8.4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상 계업 사태 이후 급등한 원 달러 환율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에서 고금리를 유지하기로 하면서 채권 금리가 상승한 탓이다.
앞으로 미국 국채금리가 더 상승하면 우리나라 등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은 더 커질 수 있다. 투기성 자금의 이탈을 주시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