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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티베트에 세계 최대 수력발전 메가댐 건설 승인

삼협댐 3배 규모...1조 위안 투자 예상, 연간 3000억kWh 전력 생산

박정한 기자

기사입력 : 2024-12-27 09:17

후베이성 이창의 양쯔강에 있는 삼협 댐의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후베이성 이창의 양쯔강에 있는 삼협 댐의 모습. 사진=로이터
중국이 티베트 야룽창포강에 삼협댐의 3배 규모인 세계 최대 수력발전 프로젝트 건설을 승인했다. 이 댐이 건설되기 위해서는 수십 킬로미터 길이의 터널 굴착, 강 하류 국가인 인도의 수자원 접근성 문제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26일(현지시각)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 메가댐 프로젝트는 총 투자액이 1조 위안(약 1370억 달러)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번에 승인된 수력발전소는 연간 약 3000억 킬로와트시(k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인 삼협댐의 연간 발전량 882억 kWh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생산된 전력은 3억 명 이상의 연간 전력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양이다.
프로젝트가 건설될 야룽창포강은 티베트 고원을 가로질러 흐르는 강으로, 7667미터의 수직 낙차를 가진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협곡을 형성하고 있다. 이 강은 인도에서는 브라마푸트라강으로 불린다.

중국 국영전력건설공사의 옌즈용 전 회장은 "하류 지역의 50km 구간에서 2000m의 수직 낙차가 발생하며, 이 구간의 개발 가능한 자원이 약 7000만 킬로와트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는 2250만 킬로와트의 설치 용량을 가진 삼협댐 3개의 규모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는 전례 없는 기술적 과제들에 직면해 있다. 남차바르와강의 수력발전 잠재력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20km 길이의 터널 4~6개를 뚫어 초당 약 2000㎥ 의 강물을 우회시켜야 한다. 또한, 프로젝트 부지가 지진 발생 가능성이 있는 지각판 경계에 위치해 있어 안전성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신화통신은 "광범위한 지질학적 탐사와 기술 발전을 통해 이 프로젝트의 과학적이고 안전하며 고품질의 개발을 위한 견고한 토대가 마련되었다"면서 "생태계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메가댐은 중국의 탄소중립 전략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신화통신은 "이 프로젝트가 인근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개발도 촉진할 것"이라면서 "중국의 녹색·저탄소 에너지 전환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설 시작 시기와 정확한 프로젝트 위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환경단체들은 메콩강의 사례처럼 대형 댐 건설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이 메콩강에 건설한 댐들 탓에 현재 이 지역 어류 5종 중 1종이 멸종 위기에 처해있는 상황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중국의 녹색 에너지 전환 의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티베트 지역의 대규모 인프라 개발이 가져올 환경과 지정학 영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브라마푸트라강 하류 국가인 인도의 수자원 접근성에 미칠 영향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중국의 티베트 메가댐 건설 승인은 한국 발전산업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1조 위안 규모의 대규모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 투자는 한국의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서도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메가댐을 중심으로 태양광, 풍력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를 연계 개발하는 중국의 전략은 한국의 해상풍력단지나 수상태양광 등 복합 개발 방향에 참고가 된다. 다만 대규모 발전 시설의 환경 영향과 안전성 확보는 최우선 과제로 고려되어야 한다.

또한, 중국의 메가댐이 주변국과의 수자원 갈등을 야기할 수 있듯이, 한국도 동북아 슈퍼그리드 구축 등 국제 에너지 협력 사업 추진 시 주변국과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 티베트 고원의 극한 환경에서 추진되는 이 프로젝트는 차별화된 기술력 확보의 중요성도 보여준다.

한국은 탄소중립 달성과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장기적 관점에서 에너지 믹스 전략을 수립하고, 대규모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 구축과 함께 환경 보호, 안전성 확보, 국제 협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발전산업 전략을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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