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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중소기업 위기 심화..."매출·고용 동반 하락"

"소비침체에 임대료·인건비 부담까지...폐업 속출"

박정한 기자

기사입력 : 2024-12-26 10:16

중국 상하이의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주요 쇼핑가인 난징보행자로를 걷는 사람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상하이의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주요 쇼핑가인 난징보행자로를 걷는 사람들. 사진=로이터

중국의 소비침체가 깊어지면서 중소기업들의 경영난이 심화하고 있다. 베이징대 기업연구센터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중소기업의 평균 매출은 전년 대비 4.6% 감소했고, 순이익률도 0.4%포인트 하락했다고 24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현장의 목소리는 더욱 절박하다. 광저우에서 밀크티 가게를 운영하는 엘라 첸은 "초기에는 하루 200위안 이상이던 수익이 이제 100위안 미만으로 떨어졌다"며 "단골 고객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중소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인력 감축과 사업장 축소에 나서고 있다. 베이징대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평균 직원 수는 1분기 4.7명에서 3분기 3.9명으로 감소했다. 응답자의 51.3%는 수요 부족을 가장 큰 경영 압박 요인으로 꼽았다.

정부는 세금 감면 등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다. 올해 1~9월 중소기업에 대한 세금·수수료 감면액은 9461억 위안에 달했지만, 베이징대 조사에서 대다수 기업은 오히려 세금 부담이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특히 미수금 문제도 심각하다. 3분기 기준 중소기업의 69.2%가 미수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정부·국영기업으로부터 대금을 받지 못한 비율도 10.9%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의 위기가 경제 전반의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홍콩 항셍대학 데이비드 웡 교수는 "중소기업의 매출 감소는 도시 저소득층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며 "이주 노동자들의 조기 귀향과 청년실업 문제까지 겹쳐 소비 위축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는 인프라 투자 확대, 소비 바우처 배포, 가전제품 보상판매 등 경기부양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밀크티 가게 주인 첸은 "우리에게 필요한 건 안정적인 수입을 가진 임금 근로자"라며 "그래야 소비가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더 많은 중소기업이 폐업이나 사업 축소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고용과 소비의 추가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중국 경제의 회복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의 중소기업 위기 상황은 한국 경제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특히 소비침체가 중소기업 경영난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고용과 소비 위축의 악순환을 만드는 현상은 주목할 만하다.

한국도 최근 소비 둔화와 중소기업 경영난이 심화하고 있는 만큼, 선제적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 특히 중국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단순한 세금 감면이나 일회성 지원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중소기업의 위기가 전체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다. 중소기업의 고용 감소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중소기업 매출 감소로 연결되는 악순환을 막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소비 기반 구축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는 고용 안정성 확보, 실질소득 증대, 소비 심리 개선 등을 포함한 포괄적인 경제 정책이 요구된다. 특히 청년실업 해소와 중산층 소득 증대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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