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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日, 방산 수출 규제 완화 1년 맞아 무기 수출·공동개발 가속화

美 의존도 낮추고 국내 방산업계 육성...패트리엇 미사일 美 수출 첫 성사

박정한 기자

기사입력 : 2024-12-24 10:30

일본 도쿄 동쪽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DSEI 일본 방위 전시회에서 GCAP(Global Combat Air Programme) 전투기의 컨셉 모델이 전시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도쿄 동쪽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DSEI 일본 방위 전시회에서 GCAP(Global Combat Air Programme) 전투기의 컨셉 모델이 전시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일본이 무기 수출 규제 완화 1주년을 맞아 방위장비 수출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에 패트리엇 미사일을 공급하기로 합의했고, 이탈리아·영국과의 전투기 공동개발도 추진하는 등 국내 방산업계 육성을 위한 행보를 가속하고 있다고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지난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2월 국방장비 이전에 관한 국가 3대 원칙과 이행 지침을 개정했다. 새 규정은 라이선스 계약에 따라 생산된 방위장비의 대미 이외 국가 수출을 허용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이탈리아, 영국과 공동개발 중인 전투기의 제3국 수출도 가능하도록 시행지침을 추가 개정했다.

이 같은 규제 완화의 핵심 목표는 국내 방위산업 육성이다. 자위대만을 대상으로 한 장비 공급은 높은 생산 비용 탓에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첫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7월 자위대가 보유한 지대공 패트리엇 미사일의 대미 수출 계약(30억 엔 규모)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과의 방산협력도 확대되고 있다. 일본은 인도에 통합복합무선안테나 시스템 수출을 위한 계약을 협상 중이며, 호주 해군을 위한 모가미급 호위함 기반 신형 함정의 공동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필리핀에는 미쓰비시전기가 생산한 해안 감시 레이더를, 베트남에는 육상자위대가 사용하는 수송 차량을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이탈리아, 영국과의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 프로젝트는 일본 방위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3국 방위산업체들은 2025년 중반까지 제조 합작회사 설립에 합의했다.

일본 해상자위대 모가미급 호위함 1번함 모가미함.일본은 호주와 모가미급을 기반으로 새로운 함정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일본 야가키카모 엑스(옛 트위터) 캡쳐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해상자위대 모가미급 호위함 1번함 모가미함.일본은 호주와 모가미급을 기반으로 새로운 함정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일본 야가키카모 엑스(옛 트위터) 캡쳐

일본의 방산 수출 확대는 미국산 무기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낮추려는 의도도 포함하고 있다. 현재 자위대는 고가의 미국산 무기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예산 부담이 크다. 2024 회계연도 국방예산에서 미국산 장비와 부품 구매는 계약액 기준 약 19%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대외군사판매(FMS) 프로그램을 통한 구매액도 2020 회계연도 4713억 엔에서 2025 회계연도 예산요구 기준 9108억 엔으로 많이 증가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의 재집권이 일본의 방산 수출 확대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트럼프는 첫 임기 동안 일본의 미국산 무기 구매 확대를 강력히 요구했으며, F-35 스텔스 전투기 105대의 추가 구매를 끌어낸 바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두 번째 임기에도 유사한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일본의 이번 방산 수출 확대 정책은 자국 방위산업 육성과 함께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다만, 미국의 정치적 변화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복잡한 안보 환경이 이러한 정책의 성공적 이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일본의 방산수출 규제 완화와 수출 확대 정책은 한국 방위산업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특히, 아시아 역내 방산시장에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한국의 전략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먼저 주목할 점은 일본이 단순한 수출 확대를 넘어 글로벌 방산기업들과의 공동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영국과의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 사례는 한국도 글로벌 방산협력을 강화하고 기술력을 높여야 함을 시사한다. K2전차, FA-50 경공격기 등 한국의 주력 방산물자도 이러한 국제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일본이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과의 방산협력을 확대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도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신흥 방산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현지 맞춤형 수출 전략과 함께, 기술 이전, 현지 생산 등 포괄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미국 의존도 완화를 위한 일본의 노력은 한국 방위산업의 자립도 제고 필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운다. 핵심 부품과 기술의 국산화, 연구개발 투자 확대를 통해 독자적인 방위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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