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위산업의 중심축이 전통적 지상전에서 우주 기반 전략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4일(현지시각) 악시오스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기업가치 3500억 달러를 기록하며 미국 최대 방산업체로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스페이스X의 폭발적 성장은 기존 방산산업 생태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한다. 스타링크 위성통신망 구축과 화성 탐사 프로젝트를 주도하며 연간 매출 150억 달러를 기록 중인 스페이스X가 RTX(1576억 달러), 록히드마틴(1219억 달러), 보잉(1156억 달러) 등 전통 방산업체의 기업가치를 뛰어넘은 것은 전례 없는 현상이다. 특히 올해 초 2100억 달러였던 기업가치는 11월 2550억 달러를 거쳐 12월 3500억 달러까지 급상승했으며 이는 테슬라 주가가 11월 이후 42% 상승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주목할 점은 스페이스X의 안정적 경영 구조다. 나사 국장 빌 넬슨은 머스크가 임명한 그윈 샷웰 사장이 회사를 탁월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2002년부터 스페이스X에서 근무해온 샷웰은 포춘 선정 세계 위대한 50인, 포브스 파워우먼에 선정된 바 있으며 NASA와의 유인우주선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이끈 항공우주 전문가로서 머스크의 변덕스러운 의사결정에 대한 시장 우려를 상쇄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기대는 트럼프-머스크 연대의 시너지 효과에 집중되어 있다. 우주군 창설자인 트럼프가 재선하면서 달 착륙 프로젝트 '아르테미스'와 화성 탐사 계획이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에 스페이스X의 스타십 개발에 대규모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머스크는 우주군이 기존 육·해·공군보다 비용면에서 효율적이면서도 전략적으로 중요하다는 점을 트럼프에게 설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머스크는 트럼프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입각이 내정된 상태로, 이는 스페이스X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글로벌 방위산업 생태계에 근본적 변화를 초래할 전망이다. 전통적 방산업체들은 우주사업 강화가 불가피해졌으며 국방예산 배분에서도 우주 분야의 비중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제한된 예산을 두고 전통 방위산업과 우주산업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며, 의회 내 정치적 논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2025년 트럼프 취임 가능성이 현실화될 경우, 우주군 중심의 국방전략 재편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 갈등 심화와 우주 군사화 경쟁 속에서 스페이스X의 역할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한국의 방위산업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우주 관련 기술력 확보와 한·미 우주 방위 협력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