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구글의 검색 사업을 온라인 검색 시장 독점으로 규정했고, 미국 법원도 이를 인정한 데 이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구글의 크롬 브라우저를 매각하라고 구글에 명령할 것을 미국 법원에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터넷 검색의 대명사로 통하는 구글의 핵심 사업부에 대한 강제 매각 조치가 실제로 내려지면, 구글만 곤란해지는 것이 아니라 세계 최대 전자업체인 애플도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 구글, 애플에 검색 엔진 탑재료로 연간 28조원 지불
20일(현지 시각) 미국의 유력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구글이 당면한 문제가 애플 입장에서 남의 일이 아닌 이유는 두 기업 간의 돈거래 문제 때문이다.
구글이 애플의 주력 제품인 아이폰의 인터넷 검색 엔진으로 구글을 기본 설정하기 위해 매년 무려 200억 달러(약 28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을 애플에 지급해왔다는 것.
이 같은 사실은 미 워싱턴DC 연방법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구글 반독점 소송에서 공개된 문서를 통해 세상에 드러났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최근 취재 결과에 따르면, 구글 때문에 애플 입장에서 큰 문제가 터진 이유는 온라인 검색 시장에서 불법적인 독점을 저지른 것으로 판정받은 구글에 대해 미국 법무부가 고려 중인 여러 처벌 방안 가운데 애플 측에 구글 검색 엔진 탑재료를 더 이상 지불하지 말라고 명하는 안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구글의 온라인 검색 시장 독점을 막기 위해 안드로이드폰과 함께 전 세계 모바일폰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아이폰에서 구글 검색 엔진을 쓰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구글 빠지면 애플 아이폰 매출도 큰 타격
여기에다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단말기 시장이 성숙 단계에 이른 여파로 아이폰 수요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검색 서비스를 비롯한 소프트웨어 측면의 매출을 확대해 나가야 하는 입장에 애플이 놓인 것도 애플 입장에서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다만 수수료 지급 중단 명령을 통해 사실상 아이폰에서 구글 검색 엔진을 빼라는 조치를 미국 정부가 내리더라도 애플 입장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검색 엔진 '빙'을 비롯한 다른 대안을 모색할 여지는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아직은 구글이 검색 시장의 압도적인 최강자라는 점에서 애플이 구글 대신에 다른 검색 엔진을 탑재하더라도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타격을 입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은 여전히 나온다.
업계 일각에서는 구글이 항소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는데다 2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반독점 규제 완화 정책을 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좀 더 지켜볼 여지도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