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선호에 따라 일부 기업은 규제 완화의 혜택을, 다른 기업은 규제 강화의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술 산업 전반에 걸쳐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사이의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18일(현지 시각) 더 인포메이션은 트럼프 행정부가 바이든 정부와 달리 기업별로 차별화된 규제 기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기업들의 사업 환경과 주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기업은 메타다. 트럼프 2.0 시대 최대 패자가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는 대선 직전 출간한 자신의 저서에 마크 저커버그가 2020년 대선에 자신을 음해했다고 주장하며 강력한 규제를 예고한 바 있다. 트럼프는 책에서 저커버그가 다시 선거에 개입한다면 "남은 삶을 감옥에서 보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더욱이 트럼프는 브렌든 카를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으로 지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카는 통신품위법 230조에 따른 기술기업 보호 조항을 약화하는 데 적극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230조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 이용자가 게시한 콘텐츠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도록 보호하는 조항이다. 이 조항이 약화될 경우 메타를 비롯한 소셜미디어 기업들의 콘텐츠 관리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저커버그는 2021년 의회 청문회에서 230조 개정의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어, 자신의 발언이 부메랑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반면 테슬라와 웨이모 등 자율주행차 기업들은 수혜가 예상된다. 트럼프 인수팀은 자율주행차에 대한 연방 차원 통합 규제 프레임워크 구축을 교통부의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테슬라와 알파벳의 웨이모 같은 자율주행차 기업들에게 큰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자율주행차 규제는 주별로 다르고 연방 정부 차원 일관된 지침이 부재한 상황이다. 연방 프레임워크가 마련되면 자율주행차의 대규모 상용화가 앞당겨질 수 있다. 테슬라의 머스크 CEO는 2026년까지 완전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웨이모 역시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한 일부 도시에서 이미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시범 운영 중이다.
연방 차원의 규제 완화는 이들 기업의 사업 확장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같은 전망에 힘입어 테슬라 주가는 5.6% 급등했다.
애플 역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우호적인 대우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의 수입품 관세 인상 정책이 중국에서 대부분의 하드웨어를 생산하는 애플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팀 쿡 CEO가 트럼프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이전 트럼프 행정부 시절과 마찬가지로 관세 영향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심지어 트럼프가 바이든 행정부가 제기한 애플 반독점 소송을 취하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트럼프 재집권은 기술기업들에 대한 차별적 접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기업 간 경쟁 구도와 투자 환경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차와 인공지능(AI) 분야의 선도 기업들은 규제 완화의 수혜를 입어 성장이 가속화될 수 있다. 반면 소셜 미디어 기업들은 콘텐츠 규제 강화로 비용 증가와 사업 모델 변화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변화를 주시하며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차와 AI 관련 기업들의 주가 상승 여력이 커진 반면, 소셜미디어 기업들의 리스크는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트럼프와의 관계에 따라 개별 기업의 운명이 크게 갈릴 수 있어, 기업의 정치적 리스크 관리 능력도 중요 투자 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트럼프 2.0 시대는 기술 산업 전반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이다. 기업들은 변화하는 정책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며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정부의 선별적 규제가 시장 경쟁을 왜곡하고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어, 이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견제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