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우크라 전쟁 확전 공포에 10원 급등하면서 마의 1400원선을 재돌파했다.
21일 뉴욕증시와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하루새 10원 올라 1,400원 선 위로 다시 올라섰다. 우크라이나가 이번엔 영국산 장거리 미사일을 러시아 본토로 날렸다는 소식에 확전 우려가 되살아난 여파로 보인다. 새벽 2시 달러-원 환율은 전장 서울 외환시장 주간 거래종가 대비 10.00원 오른 1,400.9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앞서 주간 거래 종가 1,390.90원 대비로도 10.00원 상승했다.
우크라이나는 영국으로부터 지원받은 공대지 순항 미사일 '스톰섀도'로 이날 러시아 본토를 타격했다. 우크라이나가 영국산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가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크라이나는 전날 미국의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한 지 하루 만에 영국산 미사일로도 러시아 본토를 공격했다. 러시아는 이에 맞서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미사일 공격에 대한 응전 조치로 핵 교리를 개정한 바 있다. 이번 개정에서 러시아는 교전 국가가 동맹국의 무기를 사용하면 동맹국도 공동 공격에 나선 것으로 간주하며 핵무기로 대응할 수 있다고 핵무기 사용 규칙을 완화했다.
영국 정부는 스톰섀도의 사용을 승인하면서 이를 확전으로 간주했다. 우크라이나가 미국산에 이어 영국산 미사일까지 동원하면서 확전 불안감에 안전선호 심리는 다시 강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을 쏘면 제3차 세계대전 가능성이 있다고 엄포를 놨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달러인덱스는 장 중 상승폭을 106.9 선까지 확대한 뒤 현재 소폭 조정을 받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의 공개 발언도 달러화 가치를 밀어 올렸다. 매파 성향의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추가 금리인하에 신중해야 한다며 현재 기준금리가 생각보다 중립금리에 가까울 수 있다고 이날 말했다. 리사 쿡 연준 이사는 중립 수준으로 정책금리를 추가로 내리는 것은 적절하다면서도 상황에 따라 금리인하를 잠시 멈추거나 더 빠르게 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12월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선 뚜렷하게 밝히지 않았다.
달러-엔 환율은 155.322엔을 기록했다. 전날 뉴욕장 마감 대비 0.65엔 상승한 상태다. 유로-달러 환율은 1.05339달러에서 거래됐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7.250위안이다. 이날 달러-원 환율의 장중 고점은 1,400.90원이었고, 저가는 1,388.80원으로 나타났다. 뉴욕증시는 '인공지능(AI) 시대의 총아' 엔비디아 실적 발표일, 기대감과 경계감이 혼재된 가운데 동반 하락세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