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가 20일(현지시각) 월가 예상치를 웃도는 3분기 매출과 순이익을 공개했다.
CNBC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가 이날 정규 거래 마감 후 공개한 3분기(8~10월) 매출은 350억8000만 달러로 LSEG가 예상한 331억6000만 달러를 상회했다.
분기 조정 후 주당순이익(EPS)도 81센트로 LSEG가 예상한 75센트를 뛰어넘었다.
엔비디아는 이어 4분기 매출도 약 37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LSEG가 조사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인 370억8000만 달러를 넘어서는 규모다.
빼어난 실적 발표에도 엔비디아 주가는 마감 후 시간 외 거래에서 한때 4% 넘게 급락하며 140달러를 내준 뒤 낙폭을 좁혔다.
강력한 AI 칩에 대한 수요가 분기 실적 호조를 견인했지만, 실적 급등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판단이 실적 발표 직후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엔비디아의 3분기 매출은 10월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하며 급증세를 이어갔다. 그렇지만 직전 3분기 동안 매출이 122%, 262%, 265%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둔화한 것이다.
엔비디아의 4분기 매출 가이던스(자체 실적 전망치)도 월가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시장 일각의 더 높은 ‘눈높이’를 충족시키지는 못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의 4분기 매출 평균 추정치는 371억 달러였지만, 최고 추정치는 410억 달러에 이르렀다. 회사가 제시한 약 375억 달러의 매출 가이던스가 시장 일각의 기대치를 맞추기엔 다소 미흡했던 셈이다.
블룸버그는 "AI에 대한 관심이 현실을 앞섰다"면서 "엔비디아가 제품에 대한 수요를 따라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올해 생산 차질로 고전했다"고 평가했다.
엔비디아는 그렇지만 시장이 주목했던 차세대 칩 블랙웰이 출하가 이번 분기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밝혀 기대감을 높였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반도체 칩인 블랙웰이 현재 "본격적인 생산 과정에 있다"면서 "제품에 대한 수요가 여러 분기 동안 수요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성명에서 "블랙웰 칩 출하가 이번 분기에 시작될 예정이며 내년에 증가할 것"이라면서 "현세대 AI 칩인 H200 매출도 이번 분기에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황 CEO는 성명에서 "AI가 모든 산업과 기업, 국가를 변화시키고 있다"면서 ”물리적 AI의 돌파구로 산업용 로봇 투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각국이 국가 AI와 인프라 개발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정규 거래에서 0.8% 하락한 145.84달러에 마감한 엔비디아 주가는 마감 후 시간 외 거래에서 초반 138달러대로 급락했다. 그러나 이후 낙폭을 거의 만회하며 한국 시각으로 21일 오전 7시12분 현재 145달러 안팎으로 반등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