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이 우리은행을 비롯해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7개 자회사의 최고경영자(CEO)를 전원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우리신용정보 대표에는 1970년생 여성 정현옥 후보자를 추천하면서 2019년 지주사 재출범 이후 처음으로 여성 CEO가 탄생할 전망이다.
손태승 전 회장 부당대출 사태 이후 그룹 안팎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는 분석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우리금융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는 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 우리자산신탁, 우리금융에프앤아이, 우리신용정보, 우리펀드서비스 등 6개 자회사의 CEO 후보 추천을 완료했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우리카드에 진성원 전 현대카드 Operation본부장, 우리금융캐피탈에 기동호 전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 겸 CIB그룹장을 대표로 내정했다.
이어 우리자산신탁에 김범석 전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 겸 개인그룹장, 우리금융에프앤아이에 김건호 전 우리은행 자금시장그룹장, 우리신용정보에 정현옥 전 우리은행 금융소비자보호그룹장, 우리펀드서비스에 유도현 전 우리은행 경영기획그룹장을 각각 차기 대표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
이들 후보는 이달 말 각 자회사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된 후 내년 1월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우리금융은 주력 자회사인 우리은행장 교체에 이어 임기가 도래한 자회사 CEO 6명을 전원 교체함으로써 그룹 전체에 걸쳐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우리금융 자추위는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로 정진완 우리은행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을 추천한 바 있다. 연말 임기가 끝나는 7개 자회사의 수장을 모두 교체한 것이다.
자추위는 기존 관행을 깨고 카드사 대표에 처음으로 외부 전문가 출신을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 진성원 후보자는 1989년 삼성카드를 시작으로 30여 년간 카드업계에 종사하며 마케팅·CRM·리테일·Operation 등 주요 영역에서 역량이 검증된 업계 전문가다. 2014년 우리카드 출범 이후 최근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의 모멘텀을 마련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전격 발탁했다는 게 자추위의 설명이다. 특히 삼성카드·현대카드·롯데카드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과 기업문화를 경험했다는 점에서, 독자 결제망 구축으로 홀로서기 중인 우리카드의 업계 내 위상을 강화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2019년 지주사 재출범 이후 처음으로 여성 CEO 선임도 앞두게 됐다. 우리신용정보 대표에 추천된 정현옥 후보자는 1970년생의 우리금융 사상 첫 여성 CEO로서 1992년 우리은행에 입행해 강남영업본부장, 투자상품전략그룹 본부장, 금융소비자보호그룹 부행장을 역임했다.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로 추천된 기동호 후보자는 1993년 우리은행에 입행해 여의도기업영업본부장, IB그룹 부행장, 기업투자금융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우리자산신탁 대표로 추천된 김범석 후보자는 1990년 우리은행에 입행해 대기업심사부장, 부동산금융그룹 부행장, 국내영업부문장을 역임한 여신심사와 부동산금융 분야 전문가다. 책임준공형 사업장 등 자산신탁사의 이슈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사업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점을 자추위로부터 인정받았다.
우리금융에프앤아이 대표로 추천된 김건호 후보자는 1988년 우리은행에 입행해 글로벌투자지원센터장, 우리금융지주 미래사업추진부문장, 우리은행 자금시장그룹 부행장 등을 거치며 자금시장·해외영업·시너지영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해왔다.
우리펀드서비스 대표로 추천된 유도현 후보자는 1994년 우리은행에 입행해 비서실장, 런던지점장,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을 거쳤다. 유 후보자는 펀드서비스의 사무관리 역량을 강화해 대형 자산운용사로부터 신규 사무관리를 유치하고, 기관 및 리츠에 대한 마케팅에도 속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그룹 내외부에서 면밀한 검증을 통해 전문성과 혁신성, 영업력을 갖춘 CEO 후보들을 추천했다"며 "CEO들이 변화와 혁신을 선도해 더욱 강력한 내부통제 기반을 구축하고, 괄목할 만한 영업성과 창출을 통해 신뢰받는 우리금융을 복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