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1품 1조' 꿈꾸는 대웅제약…엔블로는 난항 중?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와 위식도역류질환 '펙수클루',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를 1조원 매출 규모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순조롭게 성장하는 가운데 엔블로는 목표 기한 내에 1조는 커녕 5000억원에 도달하기도 어려울 것이란 부정적 전망도 나온다.

24일 업계와 대웅제약에 따르면 자체 개발한 혁신 신약 3종을 국내외 시장에서 매출을 올려 '1품1조'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해당 계획에 언급된 제품은 나보타와 펙수클루, 엔블로 등이다.

다만 제약업계에서는 엔블로가 목표로 지정한 2030년까지 매출 1조원을 달성할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엔블로는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2(SGLT-2)'기반의 당뇨병 치료제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SGLT-2기반의 치료제가 난립하는 상황에서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한 국산 신약이다.

지난해 5월 출시된 엔블로는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내 시장에 들어왔던 글로벌 제약사들의 SGLT-2 기반의 당뇨병 치료제들이 점차 발을 빼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웅제약은 엔블로 1주년 기념행사에서 아스트라제네카의 SGLT-2 당뇨병 치료제가 빠지면서 대웅제약에게 기회가 됐다고 설명했었다.

당시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도 "해외 SGLT-2 억제제가 국내 시장 철수를 앞둔 시점에서 의료진들의 국산 당뇨병 신약 엔블로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평가했다.

또한 지난 6월 대웅제약 관계자가 언론에 인터뷰한 내용을 살펴보면 올해 엔블로의 매출이 150억원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이 포부를 밝힌 엔블로의 매출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대웅제약의 3분기 보고서를 살펴보면 엔블로는 아직 주요 제품에 등재되지 않았다. 등재된 제품 중 매출이 가장 낮은 품목은 가스모틴으로 16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구체적인 엔블로의 매출을 확인하기 위해 대웅제약에 문의했지만 알려 줄 수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

다만 추산할 수 있는 자료는 있었다. 지난 9월 대웅제약은 보도자료를 내고 엔블로와 엔블로멧이 누계 원외처방액 1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원외처방액은 순전히 매출로 잡히지 않는다. 유통이나 마케팅 비용 등으로 20%를 제외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원내처방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통상적으로 원외보다 적게 평가된다고 제약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같은 점을 감안했을 때 3분기 엔블로 매출은 1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이같은 성장세는 오는 2030년까지 1조원 달성은 어려운 상황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엔블로의 '1품1조' 계획은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저조한 성적으로 대웅제약의 계획이 물거품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의정갈등과 수출 등으로 본격적인 성과가 나오기 시작하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초부터 이어진 정부와 의사들의 갈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에도 엔블로는 출시 1년만에 90여개가 넘는 병원에 처방코드가 등록됐다. 해당 병원에는 상급종합병원도 포함됐다.

당뇨병 치료제는 장기처방 환자가 많다보니 진료 수 감소는 처방 감소로 직결된다. 특히 담당의가 없어 약만 받아가는 경우까지 감안하면 약 교체도 적어진다.

이같은 상황 때문에 신약은 출시 이후 최소 3년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대웅제약도 해외 수출을 통해 실적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엔블로는 20개국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며 "수출을 통해 괄목할만한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낙관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