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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글로벌 경제 흔드나?

경제학자 85% "세계 성장 저해" 경고...투자시장과 엇갈린 전망

박정한 기자

기사입력 : 2025-01-03 06:30

미국 뉴욕 타임스 스퀘어 주변에 전시된 상품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 타임스 스퀘어 주변에 전시된 상품들. 사진=로이터

세계 경제가 도널드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으로 인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현지시각)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영국·유로존 경제학자들의 대다수가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가 글로벌 경제에 부정적 충격을 줄 것으로 예측했다.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에도 상당한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FT와 시카고대학교 부스 경영대학원의 설문조사는 세계 경제의 불안한 미래를 예고했다. 220여명의 경제학자 중 85%가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가 세계 경제 성장을 저해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경우 응답자의 61%가 "일부 부정적 영향"을, 11%가 "큰 부정적 영향"을 예상했으며, 유로존에서는 72%가 "일부 부정적", 13%가 "큰 부정적" 영향을 전망했다.

트럼프의 핵심 경제 공약은 강력한 보호무역 기조를 담고 있다. 전체 수입품에 대한 최대 20% 관세 부과, 불법 이민자 대량 추방, 규제 완화, 2017년 감세 정책의 영구화가 주요 내용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책이 단기적으로는 성장을 자극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경기 둔화를 초래해 결국 미국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유로존의 우려는 더욱 심각하다. 유럽의 주요 투자기관들은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 제조업이 직접적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가 중국 제품의 유럽 시장 유입을 촉발해 유럽 산업에 추가적 위험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금융시장은 다른 시각을 보인다. S&P 지수는 2024년 23.3% 상승했으며, 트럼프의 승리 전망 이후에도 강세를 이어갔다. 투자은행들은 규제 완화 정책과 AI 혁명의 시너지가 2025년까지 시장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설문조사 결과를 한국 경제에 투영해보면 그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학자들의 85%가 우려를 표명한 보호무역주의의 여파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직접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재편 리스크는 한국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 자동차 분야에서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 전문가들이 지적한 '인플레이션 압박과 성장 둔화' 시나리오는 한국의 수출 경쟁력을 더욱 약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이번 설문조사는 트럼프발 보호무역주의가 가져올 글로벌 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정책 기조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경제학자들의 우려와 금융시장의 낙관론이 교차하는 현상은 정책 방향성 예측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 수출 시장 다변화와 내수 진작이라는 전통적 처방을 넘어, 기술 혁신을 통한 산업 고도화와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이라는 근본적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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