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 폭스바겐은 20일(현지시각) 대규모 파업을 피하기 위한 노사 간의 막판 협상을 통해 3만5000명 이상을 감원하고 생산 능력 감축을 포함한 회사 운영 전반에 대한 전면적인 개혁안을 발표했다.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에 따르면 폭스바겐 직장협의회는 87년 역사상 가장 긴 70시간에 걸친 협상 끝에 2030년까지 독일 10개 공장을 계속 가동하고 고용 안정 계약을 복원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 대가로 회사 근로자들은 일부 성과급을 포기하고 5개 사업장에서 차량 생산을 수십만 대 줄이는 한편 2030년까지 향후 5년 동안 3만5000명 이상의 인력을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독일 직원 12만 명의 약 30%에 해당하는 규모다.
폭스바겐 노사는 지난 9월부터 중국에서의 시장 점유율 감소, 유럽의 수요 부진 및 예상보다 더딘 전기차 도입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해 왔다.
협상 과정에서 약 10만 명의 노동자들이 지난 한 달 동안 폭스바겐의 87년 역사상 최대 규모인 두 차례에 걸쳐 파업을 벌였고, 임금 삭감, 생산 능력 축소 및 잠재적으로 사상 처음 독일 공장을 폐쇄하려는 계획에 항의해 왔다.
노조 지도자들은 이날 합의안을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며 환영했다.
다니엘라 카발로 직장협의회 의장은 "어떤 현장도 폐쇄되지 않을 것이며, 운영상의 이유로 누구도 해고되지 않을 것이며, 우리 회사의 임금 계약은 장기적으로 보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폭스바겐 노사가 강제 정리해고 대신 퇴직 프로그램과 노령 근로시간 단축 등 사회적으로 허용되는 수단을 통해 인력을 감축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폭스바겐은 이번 합의로 중기적으로 연간 150억 유로(약 22조7000억 원)를 절감할 것으로 기대했다. 회사는 이번 합의 내용이 2024년 가이던스(실적 전망치)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당장 공장을 폐쇄하지는 않지만, 드레스덴 공장에 대한 대안적 옵션을 검토 중이며 오스나브뤼크 공장의 용도를 변경할 계획이라 밝혔다. 또한 일부 생산은 멕시코로 이전할 예정이다.
이날 노사 합의로 폭스바겐 주가는 1.69% 상승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