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회의를 앞두고 지난 한 주 동안 글로벌 주식형 펀드에서 15년 만에 최대 규모의 자금이 청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은 금융정보 업체 LSEG 리퍼 자료를 인용해 지난 18일까지 한 주 동안 372억2000만 달러(약 54조 원) 상당의 자금이 주식형 펀드에서 빠져나갔다고 보도했다. 이는 2009년 9월 이후 최대 규모의 주간 자금 유출이다.
매체는 지난 18일 연준 회의에서 '매파적' 결과를 예상한 투자자들이 대거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주식형 펀드에서 대규모 자금이 이탈한 것으로 해석했다.
연준은 이번 주 예상대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4.25~4.50%‘로 0.25%포인트(25bp) 인하했지만, 내년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하겠다며 매파 성향을 드러냈다.
이에 미국 증시의 주요 지수가 일제히 3% 가까이 급락하는 등 시장은 대규모 매도 공세에 시달렸다.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세계 지수는 이번 주 3% 넘게 하락하며 3개월 반 만에 최대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특히 미국 주식형 펀드에서 502억 달러(약 73조 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2009년 9월 이후 최대 주간 순매도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반면 유럽과 아시아 주식형 펀드에서는 각각 92억1000만 달러(약 13조 원)와 17억4000만 달러(약 2조5000억 원)어치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한편, 글로벌 업종 펀드는 14주 만에 최대 주간 자금 유출을 기록하며 26억5000만 달러가 순유출됐다. 기술주와 헬스케어 업종이 각각 13억7000만 달러와 7억3700만 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반면, 글로벌 채권형 펀드는 52주 연속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다만 투자 규모는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23억6000만 달러에 그쳤다.
머니마켓펀드(MMF)는 약 510억2000만 달러의 순매도를 기록해 5주 동안 네 차례 자금 유출을 기록했다.
2만9603개 펀드를 대상으로 한 데이터에 따르면, 신흥국 주식에 대한 매도 압력이 커지면서 신흥국 주식형 펀드에서는 약 1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인 52억7000만 달러가 순유출됐다. 신흥국 채권형 펀드에서도 7억1000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