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인텔에 대한 반도체법(Chips Act) 보조금 지원 규모를 당초 예상보다 줄일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인텔에 지원하기로 한 85억 달러(약 11조8000억 원) 규모의 칩 보조금을 80억 달러(약 11조1824억 원) 이하로 삭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봄 인텔에 약 200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과 대출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것에서 크게 후퇴한 것이다. 당시 바이든 행정부는 인텔의 국내 반도체 칩 생산량을 대폭 늘리는 데 기여하고자 최첨단 칩 생산 보조금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의 지원을 약속했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삭감은 인텔이 미 국방부에 납품할 칩을 생산하는 계약을 따낸 것을 고려한 조치다. 인텔은 최근 30억 달러(약 4조1900억 원) 규모의 국방부 칩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미 정부는 애리조나에 건설될 인텔의 신규 반도체 공장에 85억 달러의 보조금과 110억 달러의 대출을 지원하는 예비 계약을 발표했었다. 이 자금은 2개의 최첨단 칩 공장을 신설하고 기존 공장을 현대화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었다.
인텔은 이번 보조금 삭감 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인텔 측은 "삭감 규모가 예상보다 크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삭감이 인텔의 투자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인텔은 국방부와의 계약을 통해 삭감된 보조금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방부 계약은 인텔에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할 뿐 아니라, 미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보조금 삭감은 칩스법 보조금 지원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미 정부는 앞으로도 칩 보조금 지원 기업들의 사업 성과와 재정 상황 등을 면밀히 검토하여 보조금 규모를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