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가운데, 일본이 이에 대한 여파로 우려했던 변동성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6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일본 금융당국의 견제 발언으로 엔화 약세는 일단 멈춤세를 보였지만, 달러 강세로 인한 후폭풍을 대비해야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연방의회 선거에서도 공화당이 상원에서 승리하고 하원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지만 '트리플 레드'(공화당이 대통령과 상·하원 모두 승리하는 것)의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 압력으로 인한 변동성이 적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SMBC 닛코증권의 마루야마 마사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7일 보고서를 통해 트리플 레드의 경우 금리는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환율은 달러 강세 압력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로 인해 주가는 기본적으로 연내 상승하지만, 2025년에는 정책 실현 정도와 외교-국방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최대 국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채권 시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소식이 전해지자 급격하게 하락하고 장기 금리는 약 3개월 만에 1%대로 떨어졌다. 미국 장기금리가 상승한 흐름을 이어받은 것으로 분석되며, 이에 따라 10년물 국채 입찰은 약세로 돌아서며 시장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SMBC 닛코증권의 다미라이 타미에 수석 금리 전략가는 10년물 입찰은 응찰 배율이 낮아 입찰 참가자가 평소보다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함과 동시에 응찰 배율을 보고 채권선물은 일단 팔렸지만, 테일(낙찰가 최저와 평균의 차이)이 크게 확대되지 않고 견조한 모습을 보이면서 되돌아갔다고 말했다.
입찰 결과에 따르면 최저 낙찰가는 99.08엔으로 시장 예상치인 99.10엔을 밑돌았고, 작을수록 호조를 나타내는 테일(낙찰가 최저와 평균의 차이)은 4엔으로 지난번 2엔보다 다소 확대됐다. 투자자 수요의 강약을 반영하는 응찰 배율은 3.13배로 지난번 3.53배보다 하락했다.
환율도 변동성이 찾아왔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한때 1달러=153엔대 후반까지 상승했다.
SBI리퀴디티마켓의 우에다 마리토 금융시장조사부장은 “트럼프의 승리로 달러는 상승을 시도했지만, 다시 밀려났다”며 “트럼프의 승리로 들뜬 만큼 조금은 진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미무라 아쓰시 재무관의 엔화 약세 억제 발언에 더해 9월 소정급여가 1993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조기 금리인상 관측도 높아져 오전부터 엔화는 매수세가 유입됐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미무라 재무관은 7일 엔화 약세가 진행되는 것에 대해 지나친 움직임에 대해서는 적절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외환닷컴 종합연구소의 칸다 다쿠야(神田卓也) 조사부장은 다소 엔화 강세인 것은 이익확정을 위한 달러 매도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트럼프의 대선 승리로 흐름은 완전히 달러 강세로 돌아섰고, 미무라 재무관의 발언도 임금 상승도 엔화 약세 억제에는 별다른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결국 단기적으로 달러는 155엔까지 올라갈 것이며, 연내 160엔을 목표로 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여파로 도쿄 증시에서는 금융주 매수세에 힘입어 TOPIX가 상승한 모습을 보인 상태. 그러나 트럼프 당선으로 관세와 수출 규제에 대한 우려로 반도체 관련 종목이 약세를 보이며 닛케이평균은 하락했다.
반도체 관련주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더 강경한 무역정책을 발동할 것이라는 우려로 레이저텍, SCREEN 홀딩스, 디스코가 3% 이상 하락했다.
인베스코 자산운용의 키노시타 토모오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트럼프 트레이드가 일본 주식 매수의 가장 큰 원동력이 될 것이며, 공화당이 하원에서 승리해 미국의 무역정책이 명확해질 때까지는 상승폭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