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브비가 약 90억 달러를 투자해 확보한 조현병 치료제 파이프라인이 임상2상에서 유효한 결과를 확보하지 못했다. 다만 임상 지속 여부에 대해서는 조만간 검토 후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12일 글로벌 제약업계에 따르면 애브비는 지난해 87억 달러(약 12조1800억원)에 인수한 세레벨 테라퓨틱스의 '엠라클리딘'에 대한 임상2상을 진행한 결과 유효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엠라클라딘은 조현병 치료제로 M4 선택적 양성 알로스테릭 조절제 기반의 신약으로 1일 1회 경구용 단독 요법으로 임상2상을 진행했다. 총 750명을 대상으로 두 가지 방식의 임상이 진행됐다.
임상시험 1차 평가변수인 6주차에 양성 및 음성증후군 척도(PANSS) 총 점수의 베이스라인 대비 변화를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감소시키지 못했다.
첫번째 임상 디자인인 임파워드-1에서 엠라클리딘 10㎎과 30㎎을 투약하고 6주차 PANSS 총 점수의 베이스라인 대비 LS 평균 변화가 -14.7, -126.5였고 위약군은 -13.5였다. 임파워드-2에서는 엠라클리딘 15㎎ 및 30㎎ 투약군이 -18.5, -14.2였으며 위약군 -16.1로 확인 됐다.
또한 엠라클리딘의 내약성은 양호했고 앞서 진행된 임상1b상 시험과 유사한 안전성 프로파일이 확인됐다. 다만 이같은 결과는 애브비가 설정한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에 사실상 실패한 것이다.
루팔 타카르 애브비 수석 과학 책임자는 "임상 결과에 실망했지만 추가 임상을 진행하기 위해 엠라클라딘의 임상 데이터를 계속 분석하고 있다"며 "애브비는 혁신적인 파이프라인 환자들에게 의미있는 치료법을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브비는 편두통, 운동 장애, 정신 장애 등 신경학적 질환에 대한 의약품을 보유하고 이를 강화하고 있으며 신경 및 장신 장애 파이프라인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번에 임상은 실패했지만 세레벨 테라퓨틱스가 보유한 다른 신경학과 포트폴리오를 개발해 다양한 후보물질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대표적으로 파킨슨병과 주요우울장애, 뇌전증 및 공황장애 치료제 등이 있다.
미국에서는 이번 애브비 임상 실패에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퀍(BMS)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BMS는 140억 달러(약 19조6300억원)에 인수한 카루나 테라퓨틱스의 조현병 치료제 코벤피를 판매하고 있다. 이 약은 기존 조현병 치료제와 다르게 체중증가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획기적인 약이지만 경쟁약인 엠라클리딘이 출시될 가능성 때문에 저평가 받았다. 하지만 이번에 임상 실패 결과가 발표되면서 BMS의 주가가 12%나 상승했다.
투자사 캔터 피츠제럴드의 애널리스트 올리비아 브레이어는 애브비의 실패로 BMS의 코벤피 입지가 강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