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효과 등으로 은행주 주가가 연초 이후 평균 30% 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 기간 코스피는 9%, 국내 대장주 삼성전자는 36% 가까이 떨어져 은행주는 올해 코스피 대비 역대 최대 초과 상승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내년은 은행들이 본격적으로 '만년 저평가'의 꼬리표를 떼어낼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리 인하기 진입에도 실적 성장세가 크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견고한 수익성을 바탕으로 주주환원에도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3일 금융권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이날까지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 DGB·JB·BNK 등 3대 지방금융지주, 기업은행 등 7개 은행지주 및 은행주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34.82%로 집계됐다.
개별 금융회사 별로는 KB금융이 68.21%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고, 이어 JB금융(57.59%), 하나금융(39.63%), 신한금융(39.48%), 우리금융(23.92%), 기업은행(21.25%), DGB금융(-3.42%) 순이었다.
은행주는 2005년과 2009년 중 각각 90.7%와 83.3%의 상승률을 기록한 적은 있다. 다만 이 당시는 전반적인 증시가 호황을 보이면서 코스피가 동반 상승해 코스피 대비 초과 상승폭은 36.8%포인트(p)와 33.6%p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에는 증시 약세에도 은행주만 나홀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간 은행주 강세 현상과는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다. 코스피는 이날 기준 연초 대비 8.97% 하락하면서 코스피 대비 은행주의 초과 상승폭은 43.79%p로 집계됐다. 특히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35.54%나 하락했는데 연초에 삼성전자 대신 KB금융을 담았으면 70% 가까운 수익률을 냈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전망도 밝은 편이다. 금리 인하기가 시작됐지만 수익성이 크게 둔화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호실적을 바탕으로 주주환원 정책은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서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세미나에서 내년 국내은행의 수익성이 올해 보다는 다소 둔화되겠지만,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은행연구실장은 "국내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올해(1.59%) 대비 축소된 1.55%로 전망된다"면서 "이자수익 자산 증가로 이자이익은 62조원으로 올해(60조5000억원)와 유사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도 "(7개 은행지주 및 은행의) 2024년 추정순익은 약 20조9000억원으로 전년대비 9.1% 증가, 2025년에는 5.1%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홍콩ELS 고객보상비용 1조원 등 비경상비용발생에도 불구하고 은행지주사 올해 실적은 선방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2025년은 공시대로 밸류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며 은행 주주환원율 상향의 서막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2월 결산 실적발표가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