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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첫 해외사업 ‘10년 만에 본 궤도’…사우디 조선소 연말 준공

HD현대 참여 IMI 조선소, 1년간 시범운영 성공
500만㎡ 규모, HD현대重 울산조선소 필적
조선소 운영, 선박‧플랜트 건조 노하우 제공
로열티 받는 SW 기반 사업으로 세계 진출

채명석 기자

기사입력 : 2024-07-31 15:32

지난 2015년 11월 11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본사에서 정기선 HD현대중공업 기획실 총괄부문장(당시)이 알 나세르 아람코 알 나세르 사장(이상 당시)이 양사 협력관계 구축의 내용을 담은 MOU에 서명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사우디 IMI조선소 건설 사업이 시작됐다. 사진=HD현대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15년 11월 11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본사에서 정기선 HD현대중공업 기획실 총괄부문장(당시)이 알 나세르 아람코 알 나세르 사장(이상 당시)이 양사 협력관계 구축의 내용을 담은 MOU에 서명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사우디 IMI조선소 건설 사업이 시작됐다. 사진=HD현대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부회장이 주도한 첫 해외사업인 사우디아라비아와 현지 조선소 건설 및 운영 사업이 착수 10년 만에 본궤도에 으른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D현대가 참여해 사우디 현지에 건설한 합작 조선소 IMI(International Maritime Industries)가 올 연말에 종합 준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조업에 들어간다.

IMI는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과 사우디의 아람코(Aramco)와 바흐리(Bahri). 아랍에미리트(UAE)의 람프렐(Lamprell) 등이 참여해 지난 2017년 설립했다.
사우디 동부 주베일항과 인접한 라스 알 헤이 지역에 소재한 킹살만 조선산업단지 내 약 500만㎡(약 152만평) 규모로, 단일 조선소로 세계 최대인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약 180만평)에 필적하는 초거대 조선소다. 총 5조원이 건설 자금이 투입되었으며, HD한국조선해양은 IMI 지분 20%(약 1억3000만달러)를 소유하고 있다.

JMI는 4개의 구역으로 구분해 △A구역은 상선, 해양플랜트 등의 MRO(유지‧보수‧관리) △B구역은 해양 지원 선박 건조 △C구역은 초대형 상선 건조 △D구역은 해양플랜트 건조 등 역할을 구분했으며, 3개의 대형 도크와 골리앗 크레인 4기, 안벽 7개 등을 갖추고, 연간 40척 이상을 건조할 수 있다.

또한 HD현대는 선박엔진 공장도 별도 건설했는데, 이 고장에서는 독자 브랜드인 ‘힘센 엔진’을 라이센스 생산한다.
IMI는 지난해 10월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간 상태이며, 일부 사업장에서 해양 플랜트 등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년여 동안의 시범운영 결과, 준공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려, 연내로 예정했던 준공식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IMI 프로젝트는 지난 2015년 3월 아람코 사장, 4월 사우디 석유장관 및 아람코 이사진의 연이은 HD현대중공업 방문으로 시작됐다. 당시 기획실 총괄부문장(상무)으로 재직하던 정 부회장이 즉시 테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협력사업 준비에 착수해 그해 11월 사우디에서 전략적 협력 양해각서(MOU) 체결을 끌어내는 등 전 과정을 직접 챙겼다.

IMI 지분은 20%이지만, HD현대의 참여가 없었다면 이러한 규모의 조선소 건설은 불가능했다. IMI 조선소는 중동지역 최대 규모이자, 서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해상 물류의 중심 지역에 위치에 양 지역 조선‧해양플랜트의 신조와 MRO 수요를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다.
사우디를 비롯해 오일달러로 국부를 일으킨 중동국들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대규모 제조업을 일으켜 국민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독자적으로 축적한 산업 노하우로 경제발전을 이뤄내는 게 꿈인데. 사우디는 IMI로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HD현대도 ‘글로벌화’를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딛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IMI는 지난 1996년 베트남 국영조선공사와 합작 설립한 HD현대베트남조선에 이어 세우는 두 번째 해외 조선소다. 특히 HD현대는 IMI의 경영에 참여해, 선박 수주 영업은 물론 인력 양성 등을 통해 현지 선박과 해양플랜트 건조 기술과 조선소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고, 힘센 엔진 기술을 제공하는 등의 방식으로 로열티를 받는 등 배를 직접 짓지 않아도 수익을 창출하는 소프트웨어(SW) 기반의 조선 사업을 진행한다. IMI에서 소화가 어려운 사우디에서 발주한 고부가가치 선박은 HD현대가 수주 우선권도 확보했다. 나아가 HD현대 전 계열사가 사우디 현지 사업을 확대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IMI 프로젝트가 진행된 10년 동안 정 부회장은 상무에서 전무, 부사장, 사장에 이어 부회장까지 초고속 승진을 하며 그룹 내 입지를 더욱 확고히 했다”라면서, “회장 승진을 통한 그룹 총수로의 등극도 그만큼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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