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로는 처음으로 미국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도전장을 던진 앤디 김 연방 하원의원이 4일(현지시각) 뉴저지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선출됐다.
김 의원은 이날 열린 뉴저지주 예비선거에서 경쟁 후보인 시민단체 활동가 로런스 햄, 노동운동 지도자 파트리샤 캄포스-메디나 후보를 제치고 오는 11월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나설 민주당 후보로 결정됐다.
로이터 통신은 개표 초반 선거조사기관 에디슨 리서치를 인용해 김 후보가 80.5%의 득표율로 민주당 후보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9월 현역 의원인 밥 메넨데스 상원의원이 뉴저지주 사업가들에게 현금과 금괴 등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직후 연방 상원의원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오는 11월 5일 본선거에서 승리하면 한국계 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연방 상원에 진출하게 된다.
김 의원은 뉴저지주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하원의원 3선을 지낸 한국계 정치인이다.
김 의원은 투표 종료 후 SNS 엑스(X·옛 트위터)에 "놀라운 승리 결과에 감사드린다"며 "우리는 지난 8개월 동안 놀라운 성과를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불공정한 투표용지 관행을 무너뜨리고 뉴저지 정치를 영원히 바꾼 놀랍도록 강력한 풀뿌리 운동을 만들어냈다"며 "이제 변화를 위한 우리의 운동을 이어갈 준비가 됐다"고 기대를 밝혔다.
이날 선거는 유력 경쟁 후보였던 태미 머피 후보가 자진사퇴한 상황에서 치러져 김 의원이 민주당 후보로 무난하게 선출될 것으로 일찌감치 예견돼 있었다. 미 연방선거위원회(FEC) 공시에 따르면 캄포스-메디나 후보의 선거 모금액은 43만 달러, 햄 후보는 25만 달러로, 김 의원의 787만 달러에 크게 못 미쳤다.
이번 민주당 예비선거부터 지역별 당 지도부가 지지하는 후보들을 투표용지에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 일렬로 배치하는 이른바 '카운티 라인 시스템'이 폐지된 것도 김 의원의 우위에 영향을 미쳤다. 김 의원은 이 같은 카운티 라인 투표용지가 비민주적이고 헌법 정신에 반한다고 소송을 제기했으며, 연방 법원은 카운티 라인의 사용을 금지해달라는 김 의원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날 예비선거 승리로 김 의원은 오는 11월 본선에서 승리해 연방 상원에 입성할 첫 관문을 넘었다. 뉴저지주는 1972년 이후 50여 년간 치러진 상원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계속 의석을 차지해왔다는 점에서 김 의원이 본선에서도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메넨데스 현 의원이 11월 본선에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민주당 표 일부를 잠식할 것으로 예상돼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