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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 가중되는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대미 투자 사업들

공화당 '중국 견제' 방점…대중 의존도 높은 한국 경제 영향 불가피
해리스 당선, 한중 관계악화로 공급망 분절우려…트럼프 당선 시 불확실성 더 커져

김태우·김정희·장용석 기자

기사입력 : 2024-11-06 18:02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자랜드의 한 가전 매장에서 시민이 미국 대선 관련 보도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자랜드의 한 가전 매장에서 시민이 미국 대선 관련 보도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사실상의 당선으로 강력한 보호무역주의와 자국 중심주의가 현실화되면서 수출을 중심으로 한국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중국 견제에 따른 기존 공급망의 '분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경제를 짓누르는 커다란 불확실성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은 이유다.

전기차 전환, 대응책은 있어도 불안감↑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계는 전기차 전환에 힘을 실어줬던 미국의 정책기조 변화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친환경 정책으로 자동차 분야의 전동화 전환에 노력해온 국내 완성차 업계인 만큼 이번 미국 대선 이후 펼쳐질 미국의 정책 변화에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국내 기업 중 미국 시장에 진출한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위해 신공장 건립과 시스템 전환에 노력한 만큼 더욱 그렇다.

현대차그룹은 2022년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응하기 위해 76억 달러(약 10조2752억원)를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공장인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를 건립했다. 시범 운영에 들어간 HMGMA는 전기차를 비롯해 친환경차를 위주로 생산할 계획이다.

하지만 미국 대선 이후 정책 변화가 발생하면 투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나아가 공화당 진영은 화석연료를 선호하는 모습을 보이는 만큼 내연기관 자동차의 반등도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책 변화가 시행되기까지 시간적인 여유를 확보할 수 있는 만큼 큰 무리 없이 대응은 할 수 있을 전망이다"라면서도 "다만 새로운 경쟁구도의 등장과 추가 규제 등장 가능성이 있어 미국 대선 결과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중심 반도체 공급망 재편 가속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반도체 분야의 변수도 높다. 트럼프 후보는 미국 우선주의인 보호무역주의를 펼칠 것이라는 점에는 의견차가 없다. 대대적인 정책 변화 가능성을 예고해 불확실성이 높다는 평가다.

트럼프 후보는 최근 팟캐스트 인터뷰를 통해 "반도체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공장을 짓도록 돈(보조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는 트럼프 후보가 현 반도체 보조금 제도를 축소하거나 철폐하고 관세 상향으로 정책을 변경할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대중국 관련 견제 정책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후보는 중국산 제품에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해 왔다. 이 공약이 현실화될 경우 중국의 대미 수출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중국 경기 하락 가능성이 예상된다. 중국은 국내 메모리 반도체 수출 비중 30%대를 차지하고 있는 국가로 국내 반도체 수출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긴장감 맴도는 배터리 기업…IRA에 쏠린 눈


배터리 업계도 미국 대선 결과에 울상을 짓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계가 북미 현지 공장 가동을 통해 받았던 보조금 등 수혜가 사라질 수 있어서다.

국내 업계는 IRA 보조금을 지난해 1분기부터 영업이익에 반영하고 있다. 올해 1~3분기 LG에너지솔루션은 1조1027억원, SK온은 2111억원, 삼성SDI는 649억원이다. 북미 공장 가동이 12월 본격화하는 삼성SDI의 경우 전체 영업이익의 약 10%로 크지 않지만,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영업이익 대부분이 IRA 보조금에서 나온다. 보조금을 제외할 경우 적자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최근 '미국 대선의 영향과 대응 방향' 보고서에서 "트럼프 후보 집권 시 바이든 행정부에서 강력하게 추진해온 IRA의 철회까지는 아니더라도 지원 축소가 예상된다"며 "IRA 정책 변동으로 인센티브가 약화될 경우 업체들의 수익성 저하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업계는 현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최근 "생산자들이 받는 보조금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희비 엇갈리는 철강·정유


철강·정유 등 다른 산업도 희비가 갈리고 있다. 철강은 이미 미국이 최고 수준의 제재를 가하는 만큼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더라도 현재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모두 수입 철강에 대한 관세 부과를 강행한 바 있다.

정유 업계는 트럼프 후보 당선이 업계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유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정통 에너지 사업에 우호적이거나, 규제가 강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제한이 풀려 저렴한 원유를 도입할 수 있게 되면 긍정적"이라고 했다.


김태우·김정희·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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