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계열사들이 전일 폭락의 후유증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9일 글로벌이코노믹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롯데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처했다는 풍문이 돌면서 지난 18일 하루동안 그룹 계열사에서 총 5290억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으나, 이날 소폭 증가에 그쳤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날 마감 기준 롯데그룹 11개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전일 보다 666억원 증가한 13조3568억원을 기록해 기대에 크게 못미쳤다.
이날 롯데그룹 계열사의 마감 현황은 다음과 같다.
롯데케미칼 6만7200원 (1.97%), 롯데칠성 11만8000원 (1.81%), 롯데이노베이트 2만원 (0.86%), 롯데웰푸드 11만3900원 (0.80%), 롯데지주 2만700원 (0.73%), 롯데렌탈 2만8850원 (0.0%), 롯데쇼핑 5만7900원 (-0.17%), 롯데하이마트 7630원 (-0.39%), 롯데정밀화학 3만6750원 (-0.41%), 롯데리츠 3190원 (-0.62%),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2만6900원 (-1.82%)을 각각 기록했다.
롯데그룹 계열사의 변동성 확대 계기는 지난 16일 유튜브 채널 두 곳이 '롯데그룹 공중분해 위기'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게시했고 관련 내용의 유포되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내용에는 △ 롯데의 내달 초 모라토리엄(지급유예) 선언설 △ 차입금 39조원 △ 롯데건설 미분양으로 계열사간 연대보증 치명타 △ 그룹 소유 부동산 매각해도 빚 정리 어려움 △ 전체 직원 50% 이상 감원 예상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39조원은 차입금이 아닌 롯데그룹 11개 상장사 3분기 기준 총 부채 규모이다.
차입금과 함께 매입채무와 미지급금 등이 포함된 수치고,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단기금융상품 등을 감안한 순차입금은 더 낮은 수준이다.
롯데건설의 미분양 리스크도 과장됐다고 롯데 측은 밝혔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서울 및 수도권 중심 분양이 많아 미분양 리스크가 크지 않으며 최근 금리인하 기조와 더불어 분양시장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소유 부동산은 총 50조원 규모로 전해졌다.
이밖에 롯데홀딩스는 일본 롯데그룹의 지주회사로, 한국 롯데그룹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온라인쇼핑몰인 롯데온은 2020년 사업 출범 후 올해 상반기까지 총 누적 적자 규모가 5348억원이다.
한화증권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롯데쇼핑이 해외사업 확장과 리테일미디어네트워크(RMN), AI(인공지능) 등의 신사업을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찾은 전략에 시장도 충분히 공감하고 기대감을 보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또 자산재평가와 밸류업 정책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KB증권은 전날 '유동성 위기는 아닐 것'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작년과 올해가 투자의 피크(Peak)"라며 "계열사를 제외한 롯데케미칼 자체의 펀더멘탈(기초여건)을 고려하면 캐시플로우(현금흐름)는 우려보다 양호하다"고 밝혔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