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에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경영 철학인 ‘하고잡이’가 더욱 짙어지는 모습이다. 하고잡이는 성별과 관계없이 능력에 따라 인재를 발탁한다는 취지로 무엇이든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이 회장은 그동안 새로운 인재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지난 2021년 발표한 중기 비전에서도 그룹의 현재를 ‘성장 정체’로 규정하며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회장이 말하는 변화는 ‘최고 인재’, 그리고 그 인재들이 일하고 싶어 하는 ‘조직문화’가 맹점으로 꼽힌다.
이 회장은 당시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은 인재”라며 “하고잡이들이 다양한 기회와 공정한 경쟁으로 그동안 다른 기업에서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보상을 받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일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재들이 오고 싶어 하고, 일하고 싶어 하고, 같이 성장하는 CJ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인물로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가 있다. 이 대표는 1977년생으로 지난해 CJ그룹 최연소 최고경영자(CEO)이자 올리브영 최초의 여성 CEO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올리브영은 지난해 매출 3조8612억원, 영업이익 466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9%, 영업이익은 70% 올랐다. 순이익 역시 3473억원으로 67% 증가했다. 매장 수도 2022년 1298개에서 지난 1338개로 늘렸다.
CJ그룹은 여기서 더 젊어졌다. 지난 18일 단행한 ‘2025 정기임원인사’에서 그룹 최초로 1990년대생 CEO도 발탁했다. CJ CGV 자회사 CJ 4DPLEX 신임 대표에 1990년생 방준식 경영리더를 내정했다. CJ그룹은 19일 “콘텐츠 경쟁력을 기반으로 극장 사업의 혁신과 글로벌 사업 확대를 주도하기 위해 젊은 인재의 역할을 과감히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방 신임 대표는 2018년 CJ 4DPLEX에 합류해 콘텐츠사업팀장·콘텐츠사업혁신TF장 등을 거쳤다. 올해 2월부터 콘텐츠본부장을 맡아 BTS ‘옛 투 컴 인 시네마’, 콜드플레이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 등 ScreenX 기술을 적용한 CGV 특화 콘텐츠를 다수 기획해 글로벌로 유통하는 등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
CJ 4DPLEX는 특수효과 기반의 실감 상영 시스템 ‘4DX’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다. 4DX는 영화를 눈으로 보는 데 그치지 않고 몸으로 체험하는 4D 영화(3D 영화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진동, 모션, 물, 바람 등 색다른 체험까지 할 수 있는 영화) 관람을 위한 특별 상영관이다.
앞서 CJ 4DPLEX는 지난 2월 4DX Screen을 ULTRA 4DX로 이름을 바꿔 새롭게 선보인 바 있다. 4DX Screen은 오감체험특별관 4DX와 다면상영특별관 ScreenX가 합쳐진 CGV만의 신개념 기술 특별관이다. 지난 2017년 한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이후 프랑스, 중국, 베트남 등에 진출해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새롭게 선보이는 ULTRA 4DX의 ULTRA는 ‘최고의’ ‘궁극의’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4DX와 ScreenX의 기술 결합을 통해 특별관 중 최고의 관람 경험을 전달한다는 의미로, 글로벌 시장에서 시너지 창출 및 공격적인 확산에 대한 의지를 담았다.
이러한 노력으로 CJ 4DPLEX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 매출액은 2019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지난 3분기에도 선방했다. CJ 4DPLEX는 매출 402억원, 영업이익 51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에서 ScreenX를 비롯한 특별관 확대를 지속하고 있고, 콘텐츠 제작 편수가 증가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0% 넘게 올랐다.
한편, CJ그룹은 이번 인사는 대내외 위기 상황에서 그룹의 핵심 가치인 ONLYONE정신을 재건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고 밝혔다. 그룹 사업 전반의 속도감 있는 밸류업(Value-up) 실행을 위해 주요 계열사 CEO 대부분이 유임됐고, 최고 인재를 중심으로 산하 경영진을 개편했다. 그룹 최초로 30대 CEO를 과감히 발탁하는 등 젊은 인재 선발 기조도 이어갔다.
신임 경영리더에는 21명이 이름을 올렸다. 직급과 연령에 관계없이 우수한 성과를 낸 인재들을 발탁했다. 신임 경영리더의 평균 연령은 44.9세로, 1980년대생이 12명이다.
CJ 관계자는 “‘안정 속 쇄신’을 기조로 신상필책이 이뤄진 인사”라며 “그룹은 최고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다는 원칙 아래 능력과 성과 중심의 연중(年中) 수시 인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