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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전자' 수렁에 빠진 삼성전자, 반등은 언제?

김성용 기자

기사입력 : 2024-11-11 16:33

삼성전자의 최근 200일간 주가 등락률 차트. 그래프=김성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의 최근 200일간 주가 등락률 차트. 그래프=김성용 기자
한때 10만원을 바라보던 삼성전자 주가가 5만원대 수렁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 채 11일 또다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000원(3.51%) 내린 5만5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작년 1월 3일 이후 1년11개월여 만이다. 또한 이날 하루에만 신저가를 여러차례 갈아 치웠다.

삼성전자의 역대 최고가는 지난 2021년 1월 11일 종가 기준으로 9만1000원이 가장 높은 가격이었다. 약 3년 10개월 사이 39.5%가량 내린 것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특히 외국인이 끌어내리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9월 3일부터 10월 25일까지 장장 33거래일간 삼성전자를 순매도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 기간 순매도 규모는 12조9339억원에 이른다.

외국인은 10월 28일과 29일 단 이틀 각 100억원 미만의 순매수를 기록한 뒤 10월 30일부터 다시 매도 행진을 시작, 지난 8일까지 8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고 이날도 순매도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의 부진은 인공지능(AI)의 핵심인 고대역폭 메모리(HBM)에서 뒤처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에서 확고한 지위를 확보한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HBM 밸류체인에서 소외되며 후발 주자의 위치가 됐다.

김광진 한화증권 연구원은 "내년 메모리 시장의 수요 디커플링이 심화하면서 업황이 둔화 구간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돼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 모멘텀이 현저히 낮아질 것"이라며 "HBM 시장에서 경쟁사와 격차를 좁히는 것이 중요한데, 낙관적인 판단을 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과거 메모리 업 사이클에서는 선행 투자를 통해 빠르게 늘어나는 수요를 먼저 흡수하는 삼성전자가 가장 유리했으나 AI와 관련한 특정 수요만 좋고, 그 외 IT 수요가 좋지 않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매출 기여도가 낮은 성숙 공정 캐파는 오히려 원가에 부담"이라며 "달라진 시장 상황에서는 다른 방법론을 적용해야 한다"고 짚었다.

주가가 이미 이러한 우려를 반영하고 있는 만큼 하방 리스크는 제한적이지만, 단기간 내에 추세적인 상승을 할 것이라는 논리는 아직 쌓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반도체 섹터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투자 심리를 억누르고 있다.

2022년 제정된 반도체법(칩스법)은 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에 생산 보조금 390억 달러와 연구개발(R&D) 지원금 132억 달러 등 5년간 총 527억 달러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 TSMC 등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미국에 공장을 짓고 그 대가로 보조금을 받기로 했는데, 아직 구속력 있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상태다.

트럼프 당선인은 칩스법과 같은 직접 보조금보다 관세가 반도체 산업 진흥에 더 효과적이라는 입장이어서 계약 조건, 계약의 성사 여부, 계약시 보조금 지급 시기 등과 관련한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중국을 견제하는 만큼 대만 TSMC에 집중된 반도체 생산 기조가 바뀌게 되면 한국 반도체에도 기회가 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현재로서는 장담할 수 없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해 주가 부진은 HBM을 엔비디아로 공급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근본적으로 제품 품질 관련 이슈가 전 제품에 걸쳐서 제기된 영향"이라며 "이와 관련된 문제를 내년에는 해결할 수 있는지가 주가 반등 및 수익성 개선, DS 사업부의 경쟁력 회복에 절대적인 기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다만 지금은 그 가능성을 확신할 수는 없는 구간"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질서가 온다고 하더라도 결국 반도체에서는 무엇보다 기술력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며 "기회를 되찾기 위해서는 결국 기술력을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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