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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양책 국내증시 '직격탄'...외국인 자금이탈에 속수무책

김성용 기자

기사입력 : 2024-11-11 17:44

1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1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미국 증시가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국내 증시는 부진한 행보를 이어가며 미국과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중국의 실망스런 부양책이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당분간 부진한 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29.49포인트(1.15%) 하락한 2531.66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초반에는 강보합세로 출발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을 중심으로 매물이 나오며 곧바로 하락 전환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1.96% 하락하며 점차 낙폭을 확대하고 있다.
트럼프 랠리가 이어지면서 지난 8일 미국 3대 주가지수(S&P500, 다우존스산업평균, 나스닥)는 일제히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국내 증시의 부진한 행보는 이어지는 중이다.

반도체 업황 부진 우려나 내년 실적 감익 가능성 등 여러 불안 요인들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날 약세의 원인으로는 중국의 실망스런 부양책이 꼽힌다.

지난 8일 오후 5시(한국시간)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상무위원회 회의가 마친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총 10조위안(1900조원) 이상의 재정 부양책이 발표됐다.
주요 내용은 지방정부의 음성채무를 대환하기 위한 특별채권한도 상향과 채권 발행 등으로 10조위안을 투입하고 판자촌 재건을 위한 자금으로 2조위안을 투입하는 것이다.

정정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1차 재정패키지 규모는 예상에 부합했으나 기한과 규모 등 디테일이 부족했던 만큼 중국 정부의 소극적인 대응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며 "단기 경기자극 조치가 부재하다는 점은 증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증시 장 마감 이후 발표된 정책의 영향으로 시간외 선물 시장에서 중국 지수 선물은 일제히 급락했다. 8일 중국 A50 선물은 3.46% 하락했고 홍콩 항셍 지수 선물은 4.76% 떨어졌다. 미국 증시에 상장한 주요 중국 ETF(상장지수펀드) 역시 △아이셰어즈 차이나 라지캡(티커 FXI) -5.83% △크래인셰어즈 CSI 차이나 인터넷(KWEB) -6.71% △아이셰어즈 MSCI 차이나(MCHI) -5.48% △엑스트랙커스 하베스트 CSI300 차이나A주(ASHR) -5.93% 등 낙폭을 기록했다.
국내 증시에서도 중국 관련주들은 일제히 약세 마감했다. 대표적인 중국 관련 업종인 화장품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5.28% 급락했다. 그 외 클리오(-15.76%), 한국화장품(-5.94%), 코스맥스(-9.28%), 한국콜마(-4.41%), 토니모리(-7.06%), 마녀공장(-6.52%)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중국 관련도가 높은 여행사와 카지노 업종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참좋은여행은 5.16%, 노랑풍선과 모두투어는 각각 3.83%, 3.41%하락했다.

또한 외국인 카지노 업체인 롯데관광개발(-3.87%), 파라다이스(-3.44%), GKL(-3.47%) 모두 하락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경기와 증시 부진이 국내 증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실물 경기 회복과 관련된 부양책이 빠져 있어 중국 경기의 강한 모멘텀(상승 동력) 회복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중국 부양 모멘텀의 실망감은 국내 주식 및 외환시장 입장에서도 부담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집권 2기를 맞아 미국과 중국 간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도 우려할 요소로 꼽힌다.

트럼프는 대선 공약으로 중국산 물품에 대해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이 더 강한 부양책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이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박상현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미국의 관세 충격을 상쇄하는 차원에서 대폭의 위안화 가치 절하에 나설수 있다는 점도 아시아 금융시장에 잠재적 불안요인"이라며 "이는 미국과 한국 간 증시 차별화를 가속화시키는 동시에 원/달러 환율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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