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번 인하로 미국의 기준금리는 4.25%~4.50% 범위로 낮아진다. 지난 9월, 2021년부터 지속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시작된 긴축 통화 정책을 완화한 이후 1%포인트나 낮아진 수준이다.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 사이에서 줄타기
연준은 경제 성장세 지속과 인플레이션 억제라는 두 가지 목표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최근 발표된 11월 소매 판매 보고서는 낮은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속에서 경제가 견고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동시에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빅4 회계법인' 중 한 곳인 KPMG의 수석 경제학자 다이앤 스웡크는 "경제는 9월 금리 인하 당시 연준 위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강력하고, 인플레이션 개선은 정체된 듯하다"며 연준이 경제 상황을 좀 더 지켜보며 신중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 불확실성 또한 연준의 고민을 깊게 만드는 요인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 후 추진할 관세, 세금, 이민 정책은 예측 불가능한 방식으로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준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과 그에 따른 경제적 파장을 주시하며 향후 금리 정책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예상과 연준의 딜레마
지난 9월 연준은 2025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3.4%까지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와 트럼프 당선 이후 시장의 분위기는 바뀌었다. 투자자들은 이제 연준이 내년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만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TD증권의 경제학자들은 "연준이 2025년에 추가 완화를 전망하는 데 여전히 열의를 갖고 있지만, 앞으로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한 지침은 보다 신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연준의 선택
연준은 18일 오후 2시(현지시간) 정책 성명과 업데이트된 경제 전망을 발표하고, 30분 후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향후 정책 방향을 밝힐 예정이다. 시장은 파월 의장의 발언을 통해 연준의 향후 금리 인하 속도와 폭에 대한 단서를 얻으려 할 것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대한 연준의 평가와 전망, 그리고 이에 대한 대응 방안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로이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경제학자 99명 중 58명은 연준이 내년 1월 28~29일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이 경제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며 신중한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