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이 미국 최대 드론 제조회사인 스카이디오(Skydio)와 협력해 인도-태평양 지역(인태지역) 군용 드론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로써 '천궁' 지대공 미사일, '해성' 대함미사일, '현궁' 대전차 미사일 등 정밀 유도 무기 명가인 LIG넥스원은 소형 군용 드론 분야 진출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업체는 중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군용 드론은 전투 지역에서 정보수집과 정찰 임무는 물론, 자폭 기능을 갖춰 폭격기 역할도 하는 등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유사시 한반도에서도 큰 위력을 발휘할 무기로 손꼽히고 있다.
18일 스카이디오에 따르면, 두 회사는 지난 11일 드론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스카이디오 측은 "LG넥스원의 능력과 기술적 전문성을 활용함으로써 우리는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핵심 방산 부문에서 X10 플랫폼의 배치를 가속화할 수 있게 됐다"면서 "스카이디오의 자율 드론 플랫폼 X10D에 LIG넥스원의 정밀 전자시스템을 통합, 인태지역 특수 작전 환경에 최적화된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카이디오 X10D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자율 기능을 갖춘 이중용도 무인 드론 체계(sUAS)로 최소 인력 개입으로 주야간 전천후 감시와 정찰,검색과 수색 구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스카이디오 측은 설명한다. 병사 한 명이 배낭에 넣어 다니다 낼개를 펴서 띄우는 날개 4개인 쿼드콥터형 드론이다. 군집작전도 펼 수 있다. 임무수행 후에는 낙하산을 펴서 착륙한다.
탑재된 카메라는 8200피트(약 2.5km) 거리에서 물체와 차량, 사람을 탐지하고 4920피트(약 1.5km)에서 인식하고 2620피트(약 800m)거리에서 완전히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카메라는 줌 기능도 갖추고 있다.
스카이디오는 X10D에 대해 "소형의 스마트, 생존성을 갖춘 드론"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스카이디오는 중국산 드론을 쓸 수 없는 미국 국방 기관, 국토안보부(DHS), 공공안전 기관, 경찰 등에 납품하면서 미국 최대 드론 제조업체로 부상했다. 2014년 매사추세츠 공대 졸업생인 애덤 브라이 등이 세운 이 회사는 현재 글로벌 드론 시장 점유율 약 75%를 차지하는 중국 DJI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대항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억 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스카이디오가 주목을 받은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이다. 스카이디오는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도 드론을 1000여대 공급했으며 자사 최신 모델인 X10이 미국 드론으로는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의 전자전 테스트를 통과했으며 우크라이나 정부가 수천 대를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근에는 대만에 드론을 수출했다는 이유로 중국이 제재대상에 올려 이목을 집중시킨 기업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10월 대만에 무기를 수출했다는 이유로 미국 스카이디오와 에지오토노미, 헌팅턴잉걸스 등 미국 군수기업 세 곳과 군수기업 경영진 10명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애덤 브라이 최고경영자(CEO)는 10월30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고객 서한에서 중국의 제재 사실을 전하고"이번 조치는 중국 정부가 공급망을 무기로 삼아 우리를 뛰어넘고 자신들의 이익을 확대하고자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주장했다.
LIG넥스원은 스카이디오와 협력함으로써 소형 정찰 타격 드론 역량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LIG넥스원은 현재 대대급 이하 제대의 감시정찰과 핵심 표적 정밀 타격에 필요한 수직이착륙 고정익 드론, 탑재중량 40kg급 하이브리드 수송드론, 군집자폭 무인기, 중고도무인기, 차기군단무인기 등을 개발하고 있다. LIG넥스원이 스카이디오의 핵심기술을 이전받을 경우 소형 드론 개발 속도가 더욱더 빨라질 전망이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