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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미국의 관세 리스크에 맞서 동반자 관계로 격상

양국,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대응 위한 경제·안보 협력 강화
베트남 전기차 업체 빈패스트,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투자 계획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왼쪽)이 자카르타에서 토 람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을 만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왼쪽)이 자카르타에서 토 람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을 만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이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기로 합의했다. 이번 합의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복귀에 따른 경제적,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루어진 것으로, 양국의 전략적 협력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라고 11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토 람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은 자카르타를 방문해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만나 지역 안보와 경제 협력에 관한 광범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양국 수교 70주년을 맞이하여 이루어졌으며, 기존의 '전략적' 관계에서 한 단계 발전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의 격상에 합의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양국이 같은 목표와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특히 인도네시아의 독립 100주년인 2045년까지 고소득 국가 지위 달성이라는 국가 목표를 언급했다. 프라보워 대변인은 공동 언론 성명을 통해 "우리는 정치, 경제, 국방, 안보, 인적 교류, 교육과 과학 분야의 방문 교류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토 람 서기장은 인도네시아가 "선진국이 될 것"이며 "더 큰 국제적 지위를 갖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양국이 "전략적 이점과 이익, 지역 보호와 개발에 대한 견해에 많은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 지도자들은 방위산업 발전, 합동 군사 훈련, 합동 순찰 등 국방 및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과학기술 협력 강화와 함께 엔지니어링 및 디지털 경제의 역량 구축에 관한 의향서도 작성했다.
경제 협력 측면에서는 주목할 만한 진전이 있었다. 인도네시아 경제조정부 장관 아이르랑가 하르타르토는 회담 후 베트남 전기차 제조업체인 빈패스트(VinFast)가 서부 자바주 수방(Subang)에 자동차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하르타르토 장관은 빈패스트가 최대 10만 대 규모의 충전소 네트워크도 구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관계 격상은 베트남에게 있어 동남아시아 국가와의 외교 관계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두 번째 사례다. 앞서 베트남은 지난해 11월 말레이시아와의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한 바 있다.

양국의 관계 강화는 국제 정세의 변화에 대응하는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해왔으나, 도널드 트럼프의 재집권으로 예상되는 "미국 우선주의" 정책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와 같은 국가들에게 새로운 도전이 될 수 있다. 특히 미국의 무역 관세 정책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에 상당한, 불확실성을 야기할 수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토 람 서기장은 5일간의 외교 순방 일정 중 인도네시아 방문을 마친 후 싱가포르로 이동해 로렌스 웡 싱가포르 총리와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동남아시아 순방은 베트남이 지역 내 주요국들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경제적, 안보적 협력을 확대하려는 외교적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의 관계 격상이 미국과 중국 사이의 전략적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자체적인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라고 분석한다. 양국은 모두 아세안(ASEAN)의 주요 회원국으로서, 지역 블록의 영향력과 결속력을 강화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양국은 경제, 안보,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구체적인 협력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후속 조치들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기차 산업을 비롯한 신산업 분야에서의 협력은 양국 경제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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