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IT업계의 최대 화두로는 단연 AI가 손꼽힌다. AI 시장의 주요 경쟁자로 꼽히는 빅테크 아마존의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다가온 AI시대에 떠오를 산업 분야로 에너지 효율, 허위정보 식별 등을 제시했다.
워너 보겔스 아마존 CTO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 분산된 모든 것(All Things Distributed)에 '2025년과 그 이후의 기술 예측'이란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그는 "산업 전반에 걸쳐 생성형 AI가 적용되는 등 전례 없을 정도로 빠르게 기술이 발전하고 이에 따라 사회적 도전에도 마주한 시대에 접어들었다"며 "첨단 기술을 지속 가능한 발전, 인간 창의성 증진 등 선한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윤리적 의무를 넘어 수익성 있는 사업이 됐다"고 분석했다.
보겔스 CTO는 미래 기술 5대 키워드로 △에너지 효율성 △허위 정보 식별 기술 △사명 중심의 인력 관리 △개방적 데이터 관리 △의도 지향적 소비자 공략을 제시했다. 이 중 에너지 효율성, 허위 정보 식별 기술은 AI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키워드다.
AI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컴퓨터 연산으로, 이는 필연적으로 더욱 많은 전력 소비로 이어진다. 아메리칸 일렉트릭 파워는 올 5월 미국 의회 상원 에너지·천연자연위원회 청문회에서 "2023년 연간 8Twh(테라와트시) 수준이었던 전력 수요가 AI 발전에 따라 7년 뒤에는 81배 수준인 652Twh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겔스 CTO는 에너지 효율성 수요에 있어 재생 에너지 기술 발전과 원자력 발전의 재조명이 두 개의 축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풍력, 태양열 등 재생 에너지 기술이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발전했다"며 "2028년까지 재생 에너지는 세계 에너지 공급의 42%를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의 싱크탱크 엠버가 발간한 국제 전력 리뷰 2023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재생 에너지는 세계 전체 발전량 중 30.3%를 차지했다. 2013년 21.7% 대비 8.6%p 증가한 것인데 향후 5년 동안 그보다 빠르게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겔스 CTO는 또 "재생 에너지 기술의 발전 속도가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를 모두 감당하긴 어려워 원자력이 유망한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기존의 원자력 발전 모델로 돌아가기 보단 소형 모듈 원자로(SMR) 등 첨단 기술 도입에 많은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생성형 AI 발전에 따른 부작용으로 '허위 정보의 급증'이 거론된다. 스팸 메일이나 선전, 홍보 등에 AI가 활용됨에 따라 거짓 정보와 딥페이크 이미지와 영상물 등도 양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달 9일 발표한 대국민 설문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응답자 중 39%가 딥페이크 가짜뉴스를 실제로 접했다. 가짜뉴스를 식별할 수 없다고 밝힌 국민의 비율은 41.9%였다.
워너 보겔스 CTO는 "급증하는 허위정보를 식별, 대처하는 서비스를 통해 정보 불균형을 해결하는 AI 도구 또한 등장할 것"이라며 이를 상징하는 키워드로 '오픈 소스 인텔리전스(OSINT)'를 제시했다.
OSINT란 공개된 출처에서 얻은 정보를 일컫는 말이다. 보겔스 CTO는 "OSINT는 향후 10년에 걸쳐 수십억달러의 가치를 창출하는 사업 분야로 자리 잡을 전망"이라며 "국가 정보 기관, 언론을 넘어 기업의 브랜드 관리 차원에서도 중요한 요소로 떠오를 것"이라고 평했다.
개방적 데이터 관리는 세계적으로 잦아진 자연 재해에 대비하자는 차원에서 제시된 키워드다. 보겔스 CTO는 "에지 컴퓨팅, 위성 연결의 발전으로 재난 상황에서도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 처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며 "기술 기업은 이를 정부와 지역사회, 민간 단체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협력하기 위해 개방, 데이터 기반 재난 대비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신세대들이 '경제 발전과 개인의 자유'보단 '사회적 가치 증진'에 관심이 많다는 점을 들어 사회적으로 지속 가능한 경영의 사명을 직원들과 공유할 것, 정보의 홍수로 지친 소비자들에게 요식적이고 단발적 마케팅이 아닌 '왜, 어떻게 이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가'라는 의도를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