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우리나라 정유업계의 전망이 밝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과 중국의 수출 부진 속 우리나라 석유제품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다. 지속가능항공유(SAF), 재생합성연료(E-fuel), 바이오 선박유 등 정유사들이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들이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재성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은 18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석유 컨퍼런스'에서 한국 정유산업 전망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석유 컨퍼런스는 민·관·학 석유 전문가가 모여 석유산업 주요 현안과 이슈를 공유하고 산업 발전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2019년 처음으로 시작된 이래 올해로 6회째다.
이날 윤 수석연구위원은 미국, 중국, 인도 등 주요국의 수출 여력이 약화되며 내년 국내 정유업의 수출 확대 가능성이 증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윤 수석연구위원은 "코로나 이후 미국 정제설비 규모가 축소되고 견조한 내수 수요 영향으로 미국의 석유제품 순 수출 여력은 줄었다"며 "미국의 2025년 석유제품 수출 여력은 추가적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2020년 이후 탈탄소 정책의 일환으로 정제설비를 제한하고 수출 쿼터도 하향 조정했다"며 "이로 인해 중국의 석유제품 순 수출은 2020년 이후 뚜렷하게 축소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내년 중국 내수 회복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순 수출 악화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한국은 3분기 누적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증가하며 6년 만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2025년 한국의 추가 수출 확대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업계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수석전문위원은 "2025년부터 미국은 여러 가지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이런 변화가 에너지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윤 수석연구위원은 "트럼프 당선과 함께 우리나라 정유업체에 다소 긍정적인 요인들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유사들이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SAF, E-fuel, 바이오 선박유 등이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주선 대한석유협회 회장은 "정유사들의 SAF, E-fuel, 바이오 선박유 등 신사업들이 실제로 성장하고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와 인프라 구축에 대한 세제 지원, 생산 세액공제를 통한 시장 초기 단계의 생산비 절감 등을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