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컨트리 가든(비구이위안-碧桂園)이 해외 채권자들에게 구조조정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진 컨트리 가든이 청산을 피하고 회생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로이터 통신은 18일(현지시각) 소식통 5명을 인용해 컨트리 가든이 지난달 말 일부 채권자에게 해외 부채 구조조정 제안의 예비 조건을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컨트리 가든은 구조조정안에 수정된 현금 흐름 예측치를 포함시켰다. 이는 채권자들에게 회사의 채무 이행 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컨트리 가든은 올해 초 일부 해외 채권자들에게 제시했던 추정치보다 향후 몇 년간 현금 흐름이 약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사업 전망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컨트리 가든은 한때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였지만, 지난해 말 110억 달러 규모의 해외 채권을 갚지 못하면서 디폴트에 빠졌다. 현재 홍콩에서 청산 청원에 맞서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으며, 다음 심리는 내년 1월 20일로 예정돼 있다.
컨트리 가든은 내년 1월 법원 심리 전에 구조조정안에 대한 주요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만약 동의를 확보하면 법원에 구조조정 계획 이행을 위한 추가 시간을 요청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하지만 컨트리 가든의 앞날은 불투명하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각종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7일 발표된 공식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10월 신규 주택 가격은 2015년 이후 연간 기준으로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고, 부동산 투자는 올해 1~10월 10.3% 감소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주 주택 구매 비용을 낮추고 수요를 촉진하기 위해 새로운 세금 인센티브를 도입했다. 또한 지난달에는 기준 대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들이 아직까지는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컨트리 가든의 구조조정안이 채권단의 동의를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컨트리 가든의 현금 흐름 악화 전망은 채권단의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 또한 중국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점도 부담이다.
컨트리 가든은 9월에 채권자들에게 해외 부채 개편을 위한 조건서를 공개하고 내년 초 법원의 승인을 구할 계획이었지만, 지난 9월 마감일을 놓쳤다. 이번 구조조정안 제출은 컨트리 가든이 청산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마지막 시도로 해석된다.
컨트리 가든의 해외 채권 보유자들은 이번 구조조정안을 면밀히 검토하고 회사의 미래 전망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다. 컨트리 가든의 운명은 채권단의 손에 달려 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