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전이 역대급 초박빙 양상으로 끝나 그 어느 때보다 당선자를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여론조사와 베팅 마켓을 포함한 당선자 예측 모델이 투표 당일까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미 언론 매체 액시오스는 4일(현지 시각) “주요 7개 경합주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두 후보 간 격차가 거의 나지 않았다”면서 “미국 유권자들이 누가 승리할지 전혀 예측하지 못하면서 5일 투표장으로 향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대선 ‘족집게’ 분석가로 통하는 통계 전문가인 네이트 실버는 자체 선거 분석 모델인 ‘실버 블리튼’에서 두 후보가 ‘동전 던지기’를 해야 할 정도로 사실상 동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가 선거인단의 50.4%를, 카멀라 해리스가 49.2%를 가져갈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두 후보의 선거인단 확보 숫자가 269명 대 269명으로 무승부를 기록할 가능성은 0.4%가량이라고 말했다. 선거인단 숫자가 같으면 미 하원이 당선자를 결정한다.
미 하원은 내년 1월 3일 새로 출범하는 119대 의회에서 승자를 결정한다. 하원에서는 435명의 하원의원이 각자 투표하는 게 아니라 주(州) 단위로 투표한다. 50개 주 중에서 26개 주의 지지를 받는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 현재 연방 하원에서는 공화당이 26개 주에서 자당 소속 의원이 더 많고,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이 다수인 주는 22개에 불과하다.
실버는 최근까지 트럼프의 승리에 무게 중심을 두었다. 그는 주요 격전지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확률은 50대50이지만, 자신의 감으로는 트럼프가 이길 것 같다고 말했다.
여론 분석 사이트인 파이브서티에잇(538) 모델에 따르면 트럼프 승리 가능성은 53%, 해리스 승리 가능성은 47%로 나타났다. 이 사이트는 1000회에 달하는 모의 선거 결과 트럼프가 526회, 해리스가 471회 승리했다고 밝혔다.
영국 언론 매체 이코노미스트는 수시로 당선 예상자를 바꾸고 있다. 이 매체는 4일 두 후보의 승리 가능성을 50대50이라고 밝혔다. 이코노미스트는 여론조사, 경제지표 등을 종합해 산출하는 자체 모델에서 3일에는 트럼프의 승리 확률을 51%, 해리스는 49%로 예측했다. 2일에는 해리스(52%)의 승리를 점쳤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30일에는 두 후보의 승리 확률을 50% 동률로 평가했었다.
액시오스는 7개 경합주의 최종 판세를 보면 트럼프가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주에서 앞서고 있다고 전했다. 해리스는 미시간과 위스콘신주에서 간발의 차이로 앞섰다. 그렇지만,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와 네바다주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동률이라고 액시오스가 전했다.
베팅 마켓에서도 두 후보가 막상막하였다. 지난 7월에는 해리스가 앞서가다 최근에 트럼프가 역전했고, 선거일 직전에 해리스가 일부 사이트에서 격차를 크게 줄이거나 역전에 성공했다.
칼시(Kalshi)에서는 4일 현재 트럼프가 54%, 해리스가 46%의 승률을 보였다. 폴리마켓에서는 트럼프 57.9%, 해리스 42.3%를 기록했다. 그러나 프리딕트잇(PredictIt)에서는 해리스가 역전에 성공했다.
미 정치 전문 매체 더힐과 에머슨대가 지난달 30일부터 2일까지 진행해 4일 공개한 7대 경합주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선거인단 19명)와 노스캐롤라이나주(선거인단 16명)에서 각각 49% 대 48%, 조지아주(선거인단 16명)에서 50% 대 49%, 애리조나주(선거인단 11명)에서 50% 대 48%로 각각 해리스 부통령보다 앞섰다. 해리스 부통령은 미시간주(선거인단 15명)에서 50% 대 48%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앞섰고, 네바다주(선거인단 6명)와 위스콘신주(선거인단 10명)에서는 두 후보가 48%(네바다)와 49%(위스콘신) 사실상 동률을 기록했다.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 대학이 지난달 24일부터 2일까지 7대 경합주의 투표 의향 유권자를 조사해 3일 발표한 결과에서는 더힐-에머슨대 조사와 정반대로 해리스 부통령이 4승2무1패의 우위를 보였다. NYT-시에나대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위스콘신, 조지아 등 4곳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1∼3%포인트 차로 앞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애리조나에서 4%포인트 우세했고,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에서는 두 후보가 동률이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