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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블프 '광군제'…숨은 승자는 물류기업

택배 물량 급증… ZTO 익스프레스, J&T 글로벌 익스프레스 주목

이태준 기자

기사입력 : 2024-11-04 06:05

중국 베이징에서 '싱글데이' 쇼핑 페스티벌을 홍보하는 JD.com 광고를 지나 스쿠터를 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베이징에서 '싱글데이' 쇼핑 페스티벌을 홍보하는 JD.com 광고를 지나 스쿠터를 타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최대 쇼핑 축제 '싱글데이(광군제-光棍节)'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소비 지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물류 회사들이 특수를 누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소비자들이 상품 구매에 지출하는 금액은 줄어들더라도, 택배 물량 자체는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3일(현지시각)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JP모건은 지난달 30일 보고서에서 "소비 감소로 인해 개별 상품의 가격은 하락하고 있지만, 2019년부터 택배 물량 증가율이 온라인 총 상품 가치(GMV) 증가율을 앞지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시장 점유율 2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최대 택배업체 ZTO 익스프레스(중통택배)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P모건은 ZTO 익스프레스가 경쟁사인 YTO 익스프레스 그룹, STO 익스프레스, 윈다 홀딩스, J&T 익스프레스보다 수익성이 높다고 평가하며, 미국 상장 주식에 대한 목표 가격을 30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2일 종가보다 약 30% 높은 수준이다.

알리바바와 징둥닷컴은 올해 싱글 데이 프로모션을 지난해보다 일주일 이상 앞당긴 10월 14일에 시작했다.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와 유사한 이 쇼핑 축제는 오는 11일에 절정을 이룬다. 최근 중국 소비자들의 지출이 위축되면서 전자상거래 기업들은 싱글 데이 GMV 수치 공개를 꺼리고 있다. 또한, 독점 행위 논란을 의식해 경쟁사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자사 플랫폼에 허용하는 등 경쟁 완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CNBC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중국의 온라인 쇼핑 환경이 기술력을 갖춘 물류 회사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막대한 택배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기술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는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 규모, 인공지능(AI) 투자 의지 및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AI 매트릭스'를 통해 중국 물류 기업들의 순위를 매겼다. 그 결과 ZTO 익스프레스가 모건스탠리의 최선호주로 선정되었다. 모건스탠리 분석가는 "승자가 모든 것을 차지하는 택배 시장에서 ZTO는 규모, 인프라, 기술 혁신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목표 주가를 27.50달러로 제시했다.

중국 물류 기업들은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판둬둬의 테무, 바이트댄스의 틱톡 등 중국 플랫폼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면서 물류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노무라는 지난달 25일 보고서에서 동남아시아 시장을 주목했다. 특히 틱톡 샵의 빠른 성장세가 J&T 글로벌 익스프레스의 지배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무라 분석가들은 J&T가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 11%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동남아시아에서는 27.4%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중국 택배 시장의 막대한 물량을 고려할 때, 중국 시장의 수익성 개선은 J&T의 순이익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고 분석하며, 목표 주가를 7.30 홍콩 달러(94센트)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금요일 종가보다 16% 이상 높은 수준이다.

반면 모건스탠리는 J&T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취했다.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와 동남아시아 시장의 불확실성을 고려했을 때, J&T의 성장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모건 스탠리 분석가들은 "해외 수익성 전망 하락으로 투자 매력도가 감소했다"며 목표 주가를 7.40 홍콩 달러로 제시했다.
이처럼 중국 '싱글 데이'를 앞두고 물류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ZTO 익스프레스는 탄탄한 기반을 바탕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J&T 글로벌 익스프레스는 해외 시장 확장에 따른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투자자들은 각 기업의 사업 전략과 시장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여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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