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국제통화기금(IMF) 근무 당시를 회고하며 “IMF의 리뷰 절차·공보(커뮤니케이션) 역할·인사평가 방식에서 감명 받았다”며 이 경험을 한은 업무체계에도 적용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30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에서 열린 ‘글로벌 시대에 세상을 이끄는 사람들’ 특별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국내 조직에서 일할 때는 통상 10명 내외로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철저히 비밀리에 움직였는데, IMF는 옆 부서와의 논의를 활발히 진행하며 결정되지 않은 부분만 (기관)장의 의견을 구한다는 점이 달랐다”고 말했다.
기밀 누출 방지를 유의하는 국내와 달리 IMF는 잘못될 가능성을 줄이고 책임 소재를 나누는 데 방점을 뒀다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한은 직원들도 옆 부서에 조언을 구하라고 권장한다”며 “최근에는 특정 부서로부터 코멘트를 받았다는 보고서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내와 비교해 IMF는 커뮤니케이션 역할이 컸다고 이 총재는 밝혔다.
이 총재는 “IMF는 중요 회의에 커뮤니케이션 담당자가 모두 참여해 주요 사안 전반에 개입한다”며 “한은도 (이를 바탕으로) 커뮤니케이션 전략회의를 신설하고 공보관 역할을 강화, 관련 트레이닝도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인사 및 성과평가에서도 차이가 있었다며 “IMF는 멘토링과 코칭으로 나눠서 (고과 평가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간부가 아닌 인적자원(HR) 분야 담당자에게 평가를 맡기는 국내와 달리 멘토가 주기적으로 피드백 주는 방식으로 (직원이) 자립하게 만들었다”고 바라봤다.
서울대학교 교수 출신인 이 총재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이코노미스트, IMF 아시아태평양국장 등을 역임해 ‘글로벌 시각’을 갖췄다는 평을 받는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