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전 세계 외환시장에서 환율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는 움직임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31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 대선에 앞서 달러화에 대한 주요 통화의 헤지 비용이 2020년 초반 이후 최고치로 상승했다.
통화옵션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주요 10개국(G10) 통화의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선거 이후 일본 엔, 노르웨이 크로네, 뉴질랜드 달러의 변동성 확대 예상이 증가했다. 또한 최근 멕시코 페소, 중국 위안화 및 한국 원화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블룸버그는 5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1주일물 통화 옵션 거래도 등장했다고 전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현재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다만 베팅 사이트들은 트럼프의 우세를 점치는 가운데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60%까지 올리겠다는 트럼프의 발언 등으로 위안화의 약세 전망에 한층 힘이 더해지고 있다.
BNP파리바는 중국이 미국의 조치에 대해 보복하지 않을 경우 위안화가 달러 대비 지금보다 7%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무역전쟁의 위험을 헤지하려는 거래가 급증하면서 이날 역내 거래 위안화 변동성은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는 4~8일 개최 예정인 중국 최고 입법기관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회의에도 시장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전인대에서 재정 부양책의 승인 및 세부 사항 발표가 외환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역외 위안화 변동성은 사상 최고치 근방으로 치솟았다.
트럼프 집권 가능성이 커지며 유로화의 변동성도 2020년 이후 4년여 만에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트럼프는 집권하면 유럽연합(EU)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EU의 최대 교역국으로 트레이더들은 트럼프가 승리하면 유로화가 달러 대비 등가(패리티·parity)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트럼프와 공화당이 선거에서 승리하면 유로화가 달러 대비 10%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로화는 31일 거래에서 달러 대비 1.0880달러 수준에 거래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헤지펀드들도 향후 3개월 동안 유로화가 달러 대비 1.05달러까지 하락할 경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계약에 관심을 보였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