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의 위기설이 나온다. 사실 롯데쇼핑만의 일은 아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대내외적으로 격변하는 경영환경 속에 어디라 할 거 없이 비상사태다. 이러한 상황에 롯데그룹은 지난달 역대급 수준의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전체 임원 규모는 지난해 말 대비 13% 줄었다. CEO도 36%(21명)가 교체되는 등 역대 최대 규모의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롯데는 “고강도 쇄신을 통해 경영 체질을 본질적으로 혁신하고 구조조정을 가속화 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매서운 칼바람 속에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은 1년 유임에 성공했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사업 전략의 일관성을 유지하되, 올해 중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사업실행력을 높이려 한다고 회사는 25일 밝혔다.
앞서 김 부회장은 지난 10월, 2030년까지 매출 20조3000억 원, 영업이익 1조30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이와 함께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마켓 리더십 강화, 그로서리 사업 가속화, 이커머스 사업 최적화, 자회사 턴어라운드 달성 등의 핵심 추진전략을 내놨다.
먼저 롯데백화점은 주요 점포 리뉴얼을 통해 핵심상권에서의 마켓 리더십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올해 본점, 수원점, 인천점의 단계적 리뉴얼 오픈을 진행, 각 지역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향후 추가적인 점포 리뉴얼과 함께 쇼핑몰 사업을 확대해 상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목표다.
롯데마트와 슈퍼는 사업부간 시너지를 바탕으로 ‘국내 No.1 그로서리 시장’을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 롯데마트 은평점 ‘그랑 그로서리’로의 성공적인 전환 경험을 바탕으로 신선식품 전문 매장 전환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롯데마트는 영국 오카도와 추진하고 있는 e그로서리 사업도 통합 운영해 국내 그로서리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커머스는 패션, 뷰티, 아동, 명품 등 버티컬 전문몰로의 입지를 강화한다. 그룹사 역량을 활용한 상품기획과 개인화 마케팅 강화에 집중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속 성장 가능한 내실 중심의 경영을 실현한다는 전략이다. 하이마트, 홈쇼핑, 컬처웍스 등 자회사들은 올해 상반기 손익을 크게 개선한 만큼 앞으로도 수익성 턴어라운드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시행한다.
해외사업 강화, 리테일 테크 기업으로의 전환 등 신성장 동력 사업도 가속화해 나간다. 먼저 동남아시아 사업 확장을 위해 조직구조를 재편할 예정이다. 동남아 사업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인터내셔널헤드쿼터(iHQ) 조직을 구성해 더욱 전략적으로 사업 확장을 도모한다.
또한 RMN(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 사업 본격화를 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고, 실시간 가격비교, 자동발주 시스템 등 유통업에 특화된 AI 기술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외부에선 김 부회장의 청사진에 긍정적이다. 롯데홈쇼핑이 점차 회복세를 찾고 있는 것으로 봤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4분기 백화점은 이달부터 실적 회복세를 보이며 전체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마트와 슈퍼는 신선식품 중심의 매출 증가와 그로서리 3.0 리뉴얼 효과로 3분기 대비 개선된 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그는 또 “롯데쇼핑의 3분기 실적은 매출액 3조56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1550억원으로 9.1% 늘었다”며 “전 사업부가 수익성 개선 집중 결과 매출은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증가했고, 해외사업의 성장세 지속에 따른 이익 증가와 주요 종속사인 홈쇼핑, 컬처웍스의 운영 효율화 노력에 힘입은 결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