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급등으로 서울을 떠난 '탈서울족'이 경기도로 몰리며 경기도 아파트 시장에서도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경기부동산포털의 아파트 전월세거래량에 따르면 올해 1~5월 경기도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총 12만3253건으로 집계됐다. 아파트 월세거래량은 4만8633건으로 월세 거래비중은 39.5%에 달한다. 이는 경기부동산포털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1년(1~5월 기준)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경기도에서 아파트 월세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양주시로 조사됐다. 올해 1~5월 양주시 아파트 전월세 거래 3173건 가운데 월세 거래는 2243건으로 월세 비중이 무려 70.7%에 달한다. 이어 파주시 57.5%·안성시 51.3%·의정부시 50.0% 등 순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오는 8월부터 2년 전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세입자가 전세 수요로 가세하면 경기도 아파트 월세 매입비중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집주인들은 한번 전세 계약을 하면 계약갱신청구권 때문에 4년간 전세값을 올릴 수 없다는 생각에 가격을 대폭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3월에는 경기도에서 아파트 월세가 역대 가장 높은 금액에 계약되기도 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킨텍스 원시티 3블럭' 전용면적 148㎡는 올해 3월 21일 보증금 3억5000만원에 월세 1200만원(49층)에 계약이 이뤄졌다. 이는 경기도 아파트 월세가격으로는 역대 가장 높은 금액이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아파트 전세가격이 가파르게 오른데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전세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돌리는 계약이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전세대출 이자까지 높아지고 있어 세입자들은 차라리 집주인에게 월세를 내는 것이 낫다고 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박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onp7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