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4년간의 경제 방향을 결정지을 미국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월스트리트 트레이더들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와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중 누가 우세한지, 그 결과가 자신들의 포지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가 트럼프에 베팅할 것이라는 추측과는 달리 실제로는 이와는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5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월스트리트의 전문가들은 승자가 결정되기 전 미리 예측하는 것이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번 선거가 너무 박빙이라 예상을 빗나갈 경우 안게 되는 리스크가 너무 커 어느 한 쪽으로도 베팅을 하고 있지 않다고 분석했다.
에릭 디턴(Eric Ditton) 웰스 얼라이언스 사장 겸 매니징 디렉터는 인터뷰에서 “선거 결과는 동전의 양면과 같기 때문에 결과를 예측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내기를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트레이더들은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CBOE 변동성 지수(VIX)가 20을 넘어서면서 주식시장의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투자자들이 미국 대선 결과에 베팅하는 데 소극적인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존스 트레이딩의 주식 세일즈 트레이더이자 매크로 전략가인 데이브 루츠(Dave Lutz)는 “여론조사는 과거에도 여러 번 틀렸다”고 말했다. “누가 이길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말한다.”
또 다른 난관은 시장을 움직일 가능성이 높은 선거 외적인 요소다. 투표일 다음날인 7일에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결정과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기자회견이 있고, 반도체 대기업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는 20일로 예정돼 있다.
따라서 루츠는 선거 관련 포지션을 취하지 않고, 개별 종목이나 섹터가 승자 출현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등 단기적인 기회가 왔을 때 활용할 수 있는 '현금 보유'를 추천했다.
또 블랭크샤인자산운용의 로버트 샤인 CIO는 선거를 앞두고 현금 등가물 보유 비율을 평소 5%에서 10%로 늘렸다고. 선거 결과가 시장의 적어도 일부에 변동성을 유발하는 것이 불가피할 경우, 유리한 자산에 빠르게 뛰어드는 것이 목적이다.
노던 트러스트 자산운용의 글로벌 자산배분 부문 CIO인 안위티 바흐구나(Anwiti Bahuguna)는 “상황이 너무 투기적이기 때문에 트레이더들은 현재로서는 포지션 구축조차 할 수 없으며, 어떤 후보에 대해 어떤 정책 제안이 실제로 의회에서 통과될지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헤지펀드들은 더 큰 가격 변동에 베팅하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이달 초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대형 투자자들은 2019년 1월 이후 처음으로 VIX 선물 순매수로 전환했다.
이에 대해 Asym 500의 설립자 록키 피쉬먼은 “최근의 옵션 시장 데이터를 보면 트레이더들은 방어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급격한 매도에 대한 헤지를 평소보다 더 높은 금액으로 설정하고 있다”라며 “시장이 선거 결과가 나오는 6일 높은 변동성을 반영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 전후에도 결코 조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