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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發 비트코인 랠리, 역사적 고점 갱신 속 환희와 우려 사이

9만 달러 돌파, 열흘 내 10만 달러 고지 현실화되나
기관투자자 대거 유입에 암호화폐 전반 강세...과열 우려도

박정한 기자

기사입력 : 2024-11-14 06:46

트럼프 당선에 비트코인 랠리 지속. 환호 속에 경계음도.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 당선에 비트코인 랠리 지속. 환호 속에 경계음도. 사진=로이터

비트코인이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 이후 사상 최고가를 연이어 경신하며 9만 달러를 돌파했다. 팩트셋(FactSet)에 따르면 11월 12일(현지시각) 비트코인은 9만243달러까지 치솟았다. 선거일 이후 급등한 이번 랠리는 트럼프의 암호화폐 우호적 정책 기대감과 기관투자자의 대규모 자금 유입이 맞물린 결과다.

최근 암호화폐 시장의 낙관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주요 금융매체 배런스(Barron's)는 시장 분석가들의 의견을 인용하며, 비트코인 가격이 단기간 내에 10만 달러 수준에 근접할 수 있다는 관측을 보도했다. 특히 시장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친(親)암호화폐 정책 공약과 SEC 수장 교체 가능성 등이 시장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현재의 상승 모멘텀이 지속될 경우, 비트코인이 조만간 새로운 가격대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비트코인 시장의 특징적 변화는 기관투자자의 본격적 참여다. 올해 1월 SEC가 비트코인 ETF를 승인한 이후, 블랙록의 iShares 비트코인 트러스트를 비롯한 주요 ETF들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이러한 상승세는 코인베이스(+5.3%), 마이크로스트래티지(+6.5%) 등 관련 기업들의 주가 상승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다른 암호화폐들의 동반 상승이다. 도지코인(+4.48%), 솔라나(+6.8%, 223.14달러), 이더리움(+7.7%, 3,392.59달러) 등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밈 코인들의 상승세는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기대감과 맞물려 있다.

시장의 전문가들은 현 시장 상황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실제로는 전반적인 투자 심리에 따라 움직이는 순환적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투자자들은 최근 급등세에 지나치게 낙관적인 판단을 하기보다 기본적인 투자 원칙을 지키는 것이 잃지 않는 투자가 될 수 있다.

현재 시점에서 투자자들은 다음과 같은 점들을 고려해야 한다. 먼저, 이미 상당한 투자를 한 투자자들은 트럼프의 정책 이행 여부가 향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약속한 규제 완화가 실현되지 않을 경우 가격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

신규 투자를 고려하는 이들은 현재의 급등세가 정치적 기대감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ETF를 통한 간접투자는 직접 투자보다 안전할 수 있으나, 여전히 높은 변동성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특히 블랙록의 iShares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와 피델리티의 와이즈 오리진 비트코인 펀드(FBTC)는 각각 340억 달러, 150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안정성과 유동성 면에서 신규 투자자들이 고려해볼 만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다만 '밈 코인'에 대한 투자는 더욱 큰 위험을 수반할 수 있다.

더불어 주목해야 할 점은 이번 랠리가 암호화폐 산업의 정치적 영향력 증대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거대 자본의 로비와 정치적 지지가 규제 환경을 좌우할 수 있다는 현실은, 암호화폐가 지향했던 탈중앙화 가치와 모순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비트코인 시장은 이제 단순한 투기 대상을 넘어 거시경제와 정치적 역학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새로운 금융 생태계로 진화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복잡성을 이해하고, 신중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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