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지지론자인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비트코인이 연일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미국 대선 이후 위험자산 전반에 걸친 큰 랠리의 수혜를 입고 있는 비트코인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재정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헤지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각) 뉴욕 시장에서 비트코인은 사상 처음으로 9만3000달러를 돌파하며 한때 9만3469.08달러까지 치솟았다. 비트코인은 이어 장 후반 상승 폭을 다소 줄이며 9만1000달러 내외로 소폭 되밀렸다.
암호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한국 시각으로 14일 오전 5시49분 현재 전일 대비 0.93% 오른 9만639.47달러에 거래됐다. 암호화폐 시총 2위인 이더리움은 전일 대비 3.34% 하락한 3194.05달러에 호가됐다.
비트코인은 이날 뉴욕장 초반 한때 8만6000달러대로 떨어지며 조정 양상을 보이기도 했으나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상승 탄력이 다시 강화됐다. 10월 미국의 CPI는 전월 대비 0.2% 상승해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의 승리가 확정된 지난 5일 이후 비트코인은 35% 넘게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계속해서 비트코인이 10만 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을 표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친 암호화폐 성향으로 비트코인은 한층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는 암호화폐에 대해 우호적인 규제 체계를 만들고 전략적인 비트코인 비축량을 설정하는 한편, 미국을 암호화폐 산업의 글로벌 허브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는 과거 한때 암호화폐 회의론자였으나 디지털 자산 회사들이 선거 운동 기간에 자신들의 이익을 홍보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자 암호화폐 옹호론자로 탈바꿈했다.
다만 트럼프 당선 이후 낙관론이 어느 정도 가격에 반영됐다는 인식과 트럼프의 암호화폐 공약이 얼마나 지켜질지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추가적인 비트코인 상승에 대해서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와 공화당이 대중국 정책과 미국의 경제 현안에 우선 집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G 호주 Pty 마켓의 토니 사이카모어 애널리스트는 투자자 노트에 "(비트코인의) 추가 상승을 배제하지는 않지만, 이제 많은 좋은 소식이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트코인의 상승과 더불어 일론 머스크가 ‘비트코인보다 낫다고 홍보한 밈 코인인 도지코인도 이날 3% 정도 추가 상승했다.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향후 '정부 효율부'를 이끌게 됐다는 소식에 도지코인은 12일 거래에서 잠시 급등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