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압승 이후 연일 랠리를 질주한 비트코인이 12일(현지시각) 뉴욕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9만 달러를 잠시 돌파하는 초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코인 메트릭스(Coin Metrics)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뉴욕 시장 후반 잠시 9만36.17달러를 터치한 뒤 되밀렸다.
비트코인은 지난 5일 미국 대선 이후 약 32% 급등했고 이날 사상 처음 저항선인 9만 달러를 뚫으며 기염을 토했다.
암호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한국 시각으로 13일 오전 6시33분 현재 전일 대비 1.05% 상승한 8만8876.60달러에 거래됐다.
친 암호화폐 행보를 공언한 트럼프의 당선으로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장 전반이 탄력을 받고 있다.
행정부에 이어 공화당이 의회 상하원도 모두 장악하는 이른바 ‘레드 스윕’ 가능성이 커지면서 암호화폐 매수 심리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트럼프는 선거 유세 당시 전략적인 비트코인 비축량을 마련하고 미국을 지구상의 암호화폐 수도로 만들겠다면서 모든 비트코인을 미국에서 채굴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H.C. 웨인라이트의 마이크 콜론네즈 애널리스트는 "트럼프의 대선 승리가 공식화한 지난 6일 이후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면서 현재 신고가 경신 모드에 있다“면서 ”시장의 강한 긍정적 심리가 지속될 수 있으며, 올해 말까지 가격이 10만 달러에 도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비트와이즈 에셋 매니지먼트의 맷 호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에 출연해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면서 "우리는 지금 긍정적인 규제 환경에 있고, 그로 인한 순풍을 맞고 있으며, 이는 이미 강세장에 있던 시장을 더 높이 밀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암호화폐 옵션 거래소 데리빗(Deribit) 데이터를 인용해 옵션 시장에서 비트코인이 연말에 10만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베팅이 줄을 잇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11일 CME 그룹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선물 미결제 약정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기관투자자들의 암호화폐 시장 참여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날 비트코인의 급등에 반해 지난주 급등했던 다른 코인들의 랠리에는 제동이 걸렸다. 암호화폐 시총 2위인 이더리움은 전일 대비 2.11% 내린 3276.98달러에 거래됐다.지난주 57% 급등했던 밈 코인(유행성 코인) 시바이누는 이날 4% 넘게 급락했다.
일론 머스크가 홍보하는 대표적인 밈 코인인 도지코인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도지코인은 지난 5일 이후 125% 폭등했고 이날 뉴욕 장 후반에도 전일 대비 15% 가량 급등세를 유지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