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압승을 거두면서 뉴욕 증권거래소의 3대 지수가 모두 올랐다. 특히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많이 올랐다. 국채금리도 상승했고 비트코인 가격도 크게 달아오르고 있다.
7일 뉴욕 증시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와 규제 완화 정책이 기업 활동에 긍정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감이 투자 심리를 자극하면서 뉴욕증시가 상승했다. 공화당이 연방 상·하원까지 모두 장악 '레드 스윕 시나리오'(공화당 싹쓸이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전망에 트럼프 수혜주가 오르는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가 아주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소형주 중심의 러셀 2000 지수는 보호무역주의 정책으로 내수 중심의 중소기업이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가 작용하면서 5.40% 급등했다. 대형 기술주들이 두루 강세를 보인 가운데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테슬라는 14% 급등했다. 머스크 CEO가 이번 대선 승리의 일등 공신으로 꼽히며 향후 테슬라의 사업이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게 반영됐다.
미국 국채 등 채권금리가 오르면서 은행주도 급등했다. 미국 최대은행인 JP모건체이스는 장중 11% 급등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8%), 웰스파고(13%), 시티그룹(9%) 등 대형은행들 모두 장중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같은 시간 전장 대비 4.26포인트나 떨어지며 지난 9월 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에 따른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 우려에 국채 금리는 상승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42%로 올랐다. 7일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정책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Fed가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되면서 달러가치가 상승했다. 관세 인상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이 실행되면 물가, 인건비가 높아지고 이에 따라 Fed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도 더뎌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다른 수혜자산으로 꼽히는 달러 가치도 강세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유로화, 엔화 등 주요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장 중 한때 105.311를 기록, 지난 7월 9일(105.208) 이후 4개월 만에 최고를 찍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여파로 지난 9월 27일 100.157로 저점을 찍은 뒤 5.14%나 상승한 것이다.
위험 자산인데도 '트럼프 수혜자산'으로 꼽히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은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장 중 한때 7만5371.66달러를 기록, 지난 3월 기록한 최고가(7만3797.98달러)를 넘어섰다. 연초 4만4000달러에서 출발한 비트코인은 지난 3월 7만3800달러대로 고점을 찍은 뒤 흘러내려 5만3000달러선에서 등락하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커지면서 상승 랠리를 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 유세 기간 가상화폐에 친화적인 입장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100만달러 상당의 이더리움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 보편 관세 공약이 현실화할 경우 이는 인플레이션 요인이며, 이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느려지면 달러 가치가 지지를 받고 채권 금리는 올라갈 것이라는 논리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