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자동차 전문가 디뮤로, '머스크가 테슬라 리스크'에 반론 제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 주요 주주까지 가세한 퇴진론에 직면했다.

머스크 CEO의 퇴진론을 주장하는 측이 내세우는 이유는 새로 인수한 트위터 개혁에 올인하는 바람에 논란만 일으키면서 그 불똥이 테슬라 경영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을뿐 아니라 머스크가 테슬라 경영을 사실상 방관하고 있다는 것.
이같은 주장이 얼마나 타당한지를 떠나 머스크 CEO 자신이 테슬라의 최대 리스크로 떠오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로 보인다.

그러나 자동차 전문 분석가로 유명한 미국의 어느 유튜브 인플루언서가 반론을 제기하고 나서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미국 경영전문지 포브스가 1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화제의 인물은 세계 5대 자동차 전문 유튜브로 꼽히는 더그 디뮤로. 그가 유튜브에서 운영하는 자동차 리뷰 채널 ‘더그 디뮤로’의 구독자만 450만명이 넘을 정도로 자동차 업계에서 영향력이 상당한 인플루언서다.

그는 전날 ‘테슬라 전기차의 가치가 급락하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올린 유튜브 영상에서 머스크 CEO를 테슬라의 최대 리스크로 보는 일반적인 관측에 반론을 제기했다.



이날 현재 무려 51만회의 경이적인 조회수를 기록한 이 영상에서 디뮤로는 테슬라 중고 전기차 가격이 “물 속에 던진 돌멩이가 가라앉듯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지만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이유 때문은 아니다”며 자신의 분석에 근거해 그 이유를 제시했다.

주로 머스크 CEO의 예측 불가한, 좌충우돌식 경영 스타일에 책임을 돌리는 의견이 많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라는게 그의 주장이다.

디뮤로는 유튜브 채널뿐 아니라 미국의 중고차 전문 경매사이트로 유명한 '카즈앤비즈(Cars & Bids)'도 운영하고 있어 그의 주장은 개인 의견으로 치부하기는 어렵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실제로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고 테슬라 전기차 가격은 지난해 7월 정점을 찍은 뒤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지난달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나 급락한 상황이다.

그는 먼저 “한때 18개월 동안 미친 수준을 기록했던 테슬라 중고 전기차 가격은 이제 완전히 옛 이야기가 됐고 앞으로도 과거의 영광은 되찾기 어려울 것이 확실해 보인다”면서 “중고차로 내놓을 사람들은 더 떨어지기 전에 가격을 내려서라도 처분할 것을 권한다”고 운을 뗐다.

◇테슬라 구매자의 특성과 잇단 금리 인상

디뮤로는 테슬라 중고차 가격이 앞으로도 계속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이른바 ‘머스크발 리스크’ 때문이 아니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잇단 기준 금리 인상 조치의 결과인 측면이 강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금리가 잇따라 오른 결과 당초 테슬라 중고 전기차를 구매할 계획이었던 소비자들이 움츠러들면서 수요도 크게 줄어든 결과 테슬라 중고차 가격도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문제는 테슬라를 구매하는 소비자의 특성과 관련이 깊다는 것이 디뮤로의 주장이다.

특히 젊은층에 속한 소비자들이 테슬라 전기차를 주로 구매하는 경향이 있는데 잇단 금리 인상으로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중고차를 사려던 젊은층 소비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생각을 바꿔 먹으면서 이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

디뮤로는 테슬라 전기차를 사는 소비자들 가운데 IT 업계 종사자들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들어 아마존, 메타플랫폼스, 세일즈포스 등을 중심으로 미국 IT 업계에서 정리해고 열풍이 불고 있는 상황에서 테슬라 같은 비교적 값나가는 차량을 구매할 수 있는 여력을 지닌 IT 업계 종사자들이 크게 줄었다는 얘기다.

디뮤로는 “최근 3개월 연속 테슬라 중고 전기차 가격이 급락하고 있는 것은 IT업계에서 주로 종사하는 젊은 소비자들이 그동안 테슬라를 주로 구매해왔는데 금리가 갈수록 올라면서 부담을 느낀 것과 관련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