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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출퇴근제, ‘일 잘하는 간부 직원’ 유출 요인으로 작용

김현철 기자

기사입력 : 2024-12-13 08:35

네덜란드 사쎈하임에서 거주하는 한 직장인이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2020년 10월 2일(현지시각) 자택에서 재택근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네덜란드 사쎈하임에서 거주하는 한 직장인이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2020년 10월 2일(현지시각) 자택에서 재택근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대기업을 중심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는 출퇴근제 의무화가 결과적으로 업무 성과가 좋은 직원을 쫓아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시선을 끌고 있다.

아마존을 비롯한 일부 기업들이 자연적인 감원을 유도할 의도로 출퇴근제 의무화에 나섰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뜻밖으로 일 잘하는 인력이 빠져나가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에는 2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 수장 자격으로 대대적인 정부개혁을 진두지휘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연방정부 소속 공무원의 재택근무를 전면 금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주목된다.
12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경영전문지 포춘에 따르면 미국 피츠버그대 카츠 경영대학원 교수들을 중심으로 한 연구진은 최근 발표한 ‘출퇴근제 의무화와 인재 유출’이란 제목의 연구논문에서 출퇴근제로 복귀한 IT 및 금융 업종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업무실적이 상위에 속하고 직위가 높은 사원들의 유출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들이 퇴사하고 난 뒤 다시 인력을 충원하는 작업도 순조롭지 않아 해당 기업들이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조사는 S&P 500 지수를 구성하는 54개 대기업에서 일한 적이 있는 약 300만명을 대상으로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세계적인 구인구직 사이트 링크드인에 올라온 채용 공고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논문은 전 세계 학자들이 제출한 논문과 초록을 검토하고 배포하는 학술논문 데이터베이스 SSRN에 게재됐다.
이 연구진의 조사 기간은 대상이 300만명 수준인데다 미증유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시점부터 사태가 진정된 이후 재택근무제를 없애는 기업들이 크게 늘어난 시점까지 아우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이번 연구에 참여한 마크 마 카츠 경영대학원 교수에 따르면 또 한 가지 흥미로운 대목은 출퇴근제를 부활시키기 전과 부활시킨 후의 인재 유출 실태를 비교한 결과다.

마 교수는 “ 출퇴근제를 다시 도입한 뒤 인재 유출이 도입 이전과 비교해 14%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여기에다 회사가 출퇴근제로 복귀한 뒤 퇴사를 선택한 이른바 ‘일 잘하는 직원’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남성보다 여성이 많았고 중간 이상급 간부 사원이 많은 것으로 파악된 점도 이목을 끈다고 마 교수는 지적했다.

결국 재택근무제를 없애고 출퇴근제로 돌아선 기업들에서 경력도 길고 업무 능력도 검증된 직원들의 유출 문제가 생각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는 얘기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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