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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적과도 대화하는 정치’ 트럼프와 윤석열의 차이

강헌주 기자

기사입력 : 2024-12-17 06:00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기뻐하며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기뻐하며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나는 모든 사람을 좋아한다. 심지어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이 말을 한 주인공은 아이러니하게도 도널드 트럼프다. 물론 그는 45대 미국 대통령이자 47대 대통령 당선인인 바로 그 트럼프다.

평소 트럼프의 행동과 말은 상반되는 경우가 많아 속내가 의심되긴 하지만, 외교가로서 그의 행보를 보면 딱히 싫어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트럼프는 14일(현지 시간) 자신의 외교 책사로 알려진 리처드 그레넬 전 주독일 대사를 특별 임무를 위한 대통령 특사로 지명했다. 특사로 지명된 그레넬은 과거 트럼프와 김정은의 정상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었다. 트럼프는 그레넬의 경력을 소개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8년간 근무할 때 북한과 함께 일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레넬은 지난 7월 독일 빌트와 한 인터뷰에서 “김정은은 우리에게 매우 적대적이며 미사일 위협을 가했다. 하지만 나는 대통령이 김정은과 직접 대화에 나선 것을 기쁘게 생각했다”며 “친구는 아니지만 대화는 나눈다. 트럼프는 미국인을 보호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는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나 중국 시진핑 주석과의 만남에도 적극적이다. 평소 그가 공산국가에 보이는 적의적(敵意的) 태도에 비추어 의아해 보이긴 하지만 국익 앞에서 그는 노련한 비즈니스맨으로 변신한다.
취임하면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공언해온 트럼프는 북한·러시아·중국과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게 분명해 보인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이 미국 국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우방국가라고 해도 그는 봐주는 법이 없다. 8일(현지 시간) 방영된 NBC와의 인터뷰에서 "유럽 국가들은 무역에서 우리를 끔찍할 정도로 이용하고 있다"며 "그에 더해 우리가 그들을 방어하고 있다. 그것은 이중고(double whammy)"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공정하게 대우하지 않으면 탈퇴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위 비용을 올리려는 엄포인 셈이다. 당장 우리나라에 주한미군 주둔 대가로 비용을 얼마나 청구할지 걱정이 앞선다.

트럼프는 미국의 선거 결과가 조작됐다고 자주 얘기했다. 그런데 그의 선거 조작론도 사실에 기반한 주장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는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을 이기고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는 선거 조작에 대해 말을 꺼내지도 않았다. 물론 그가 재선에 지고 나서는 또 부정선거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나섰지만.
“제가 선거 결과가 조작됐다고 하는 걸 많이 들으셨죠. 근데 이젠 제가 이겼으니까, 그 말 안 합니다. 아시겠어요? 진짜로 이제는 신경 안 씁니다.” 트럼프가 당선된 뒤에 한 말이다.

내가 길게 트럼프 얘기를 쓴 것은 바로 우리나라 검사 출신 한 정치인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서다. 바로 14일 국회서 탄핵이 의결돼 직무가 정지된 윤석열 대통령이다.

그와 트럼프는 여과되지 않은 감정적 언어나 직설적 표현을 많이 쓴다는 점에서 닮았다. 그 때문에 둘 다 적잖은 정치적 비용을 치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트럼프에게서 정치적 융통성과 유연성은 배우지 못한 것 같다.

윤 대통령은 당선된 뒤에도 음모론에 기반한 부정선거에 집착했다. 결국 계엄군을 선거관리위원회에 보내기까지 했다. 트럼프가 부정선거론을 자기 편을 결집하기 위한 도구로만 사용한 데 반해, 그는 아예 이 음모론을 사실로 믿은 것 같다.

그의 확신에 찬 에고이즘은 반대 진영을 용납하지 않고 전부 적으로 돌려세웠다. 야당 대표는 물론, 여당 대표까지 가까이할 수 없는 적에 불과했다. 파업 중인 의료계를 향해선 계엄 포고령을 통해 “법에 의해 처단한다”는 끔찍한 말까지 했다. 결국 그의 비극은 ‘적과도 대화하는 정치’를 배우지 못한 데에서 시작됐다.


강헌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emos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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